금값 폭등, 각국 금 사재기
한국은행, 11년째 금 매입 ‘0’
안전자산 선호, 금값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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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금 한 돈(3.75g) 가격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순금 1돈 가격이 56만 4,000원을 돌파했다. 돌 반지 하나 가격이 60만 원을 넘어섰고, 국제 금값도 온스당 2,845.14달러를 기록하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렇게 금값이 치솟는데도 한국은행은 11년째 금을 추가 매입하지 않고 있다. 반면,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은 경쟁하듯 금을 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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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 협의회(WG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총 1,186톤(t)의 금을 사들였다. 이는 3년 연속 1,000t을 초과한 수치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폴란드였다. 폴란드 중앙은행은 90t을 추가 매입하며 최대 순 매입국으로 자리했다. 터키 중앙은행도 75t을 사들였고, 인도 중앙은행은 12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 금을 꾸준히 매입했다. 지난해 말 금 보유량은 미국이 8133.5t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3351.5t), 이탈리아(2451.8t), 프랑스(2347.0t), 러시아(2335.9t)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 역시 작년 한 해 동안 33.9t을 추가 매입하여 총 2,279.6t을 보유, 세계 6위에 올랐다.
아세안(ASEAN) 시장 전체에서도 금 투자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금 투자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금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단순하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경기 변동성 속에서 금만큼 안정적인 자산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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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이다. 글로벌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투자자들은 금으로 몰려든다. 최근 국제 금값이 치솟은 배경에는 몇 가지 핵심 요인이 있다. 트럼프는 멕시코, 캐나다, 중국, EU 등 여러 국가에 연이어 관세 폭탄을 예고하며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에 캐나다를 비롯한 일부 국가들도 ‘맞불’ 관세를 예고하며 무역 전쟁 조짐을 보인다. 국제 정세가 불안정할수록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중국과 인도의 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에서는 경기 둔화와 주식시장 변동성이 심화하며 대체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인도는 2024년 7월 금 수입 관세를 15%에서 6%로 인하하면서 금 소비가 급증했다. 동남아시아(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에서도 두 자릿수의 금 투자 증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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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세계 각국이 금을 사들이는 와중에도 한국은행은 다른 행보를 보였다. 현재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104.4t(세계 38위)으로, 1년 만에 36위에서 38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3위)과 유럽중앙은행(ECB·13위)까지 포함하면 40위까지 밀려난다.
한은은 지난해 4월 자체 보고서에서 “금 가격이 고평가됐다”라고 분석하며 금 매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은이 마지막으로 금을 매입한 2013년 당시 금값은 온스당 약 1,300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두 배가 넘는 2,845.14달러까지 치솟았다. “비싼 가격에 금을 사서 손실을 볼 수 있다”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한은의 외화보유액(4,000억 달러 이상) 중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다. 이는 주요 40개국 중앙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외화보유액을 운용할 때 유동성이 높은 달러 채권을 선호한다. 금은 보유하고 있어도 이자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달러 채권 대비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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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신중한 태도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경제가 점점 불확실해지는 가운데, 금 보유량이 너무 적은 것이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달러 중심의 외환보유 전략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자국 중심의 경제 정책을 강화하고,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달러 가치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한 금융 전문가는 “금은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가치를 보전할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일정 부분 금 매입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금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 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될 경우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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