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닌가요?”…북한 유학 간 중국인이 올린 화제의 사진 한 장

중국인 유학생 대성백화점 공개
“대북 제재에 구멍 뚫렸다” 평가
샤넬·SK-II 브랜드 입점해

최근 북한 평양시 대성백화점에 해외 고급 브랜드들이 다수 입점해 있는 정황이 포착돼 북한에 대한 각종 수출을 제한하는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북한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이 평양 대성백화점에서 해외 유명 고급 브랜드 제품을 팔고 있는 모습을 공개하며 대북 제재의 구멍에 대한 우려는 시작됐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올린 SNS 사진에 따르면 이달 초 북한의 대형 백화점으로 알려진 대성백화점 내부로 추정되는 공간에는 ‘체육 기재, 운동복’이라고 적힌 스포츠 코너가 조성되어 있었다. 이 코너에는 아디다스, 나이키 등 유명 브랜드의 신발과 옷 등이 구비돼 있었으며, 화장품 코너라고 소개한 곳에는 ‘샤넬’, ‘SK-II’ 등 유명 브랜드 이름이 선명하게 적힌 제품들이 전시돼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유학생이 올린 게시물에는 식품코너에 ‘발렌타인’ 12년산, 17년산 등이 포착됐고, 담배 코너에서는 일본산 담배인 ‘세븐스타’가 한편에 쌓여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해외 제품이 전시된 평양 대성백화점은 북한 내에서 사치품을 판매하는 주요 창구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통치 자금 담당으로 알려진 북한 노동당 39호실이 관리하고 있다. 즉, 김정은 총비서를 비롯한 북한의 고위 관료들이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사치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구매해 왔다는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이중 무역이나 외교관들을 활용해 불법적인 방식으로 물품을 확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정은 총비서는 마이바흐 S600 모델을 타고 공식 석상에 등장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8월 김정은이 평안북도 의주시 수해 현장 방문 당시 출시된 지 4개월이 채 되지 않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신형 SUV를 타고 왔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모델을 북한으로 판매한 이탈리아 업체는 “홍콩에 판매하는 것으로 알았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어 그의 딸 김주애 역시 여러 차례 프랑스 명품 브랜드 옷을 착용하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비추는 등 유엔의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유엔 안보위원회는 지난 2006년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를 시작으로 사치품의 대북 유입을 금지했다.

또한, 지난 2013년 안보리 결의 2094호는 고급 승용차와 요트, 고가의 시계, 보석 등을 금수 품목으로 지정했으며 이후 주류와 담배까지로 그 범위를 확대하기도 했다. 이어 안보리는 지난 UN 안보리는 2017년 12월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운송 수단의 대북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 브랜드, 고급 승용차, 주류, 담배 등이 북한 내에서 포착되며 대북 제재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은 피해 갈 수 없을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반입 과정에 개입했다면 위반이 명백하나 북한 내에서 거래한 사실에 대해 제재할 수 있는 현실적 규정이 없어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밀수 과정에서 북한 당국이나 기관, 개인이 적극 관여한 동향을 파악할 수는 있어도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유엔 차원에서 새로운 제재 결의가 채택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동향 파악 뿐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정은 총비서가 17일 모습을 드러내 이목이 쏠린다. 이날 김정은 총비서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13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과 더불어,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태를 두고 선전전 확대에 활용하지 않고 보도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이례적인 행보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은 현재 한국에서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 없이 연례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올해 초에 선언·확립한 남북 ‘두 국가’ 기조에 따라 ‘의도적 무관심’ 속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