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
과거 트럼프 ‘승복 선언’ 거부
올해 패배 시 반복될 가능성
제47대 대통령이 탄생할 미국 대선이 5일 자정(미국 동부 표준시 기준)부터 시작된 가운데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률을 더 높게 예측하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목이 쏠렸다.
통상 미국 대선 승자는 이르면 선거 당일 저녁이나 다음 날 패자의 ‘승복 연설’을 통해 결정된다. 그러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 등장한 이후부터 미국의 패배 승복 전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5일(현지 시각)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미국 대선 결과 예측 모델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률은 56대 43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선을 100번 치를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56번, 트럼프 전 대통령이 43번 승리한다는 분석이다.
해당 주간지가 선거 전날인 4일 양당 후보 승률을 50대 50으로 동률을 예측한 것과 비교해 해리스 부통령의 승률이 소폭 상승했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선거일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모델이 최신 데이터에 재빨리 반응했다”고 밝히며 “여론조사기관 아틀라스인텔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한 13개 여론조사를 발표했다”라고 했다.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미시간주, 위스콘신주를 포함하여 실시한 아틀라스인텔의 여론조사에서 평균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이 앞서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실제 해리스 부통령의 단기적인 상승세가 관측되고 있다.
양당 후보는 전날 동률을 기록했으나 해리스 부통령의 승률은 하루 만에 6%포인트 올랐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6%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일주일을 따지면 해리스 부통령은 1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포인트의 승률을 잃었다.
지난달(10월) 10과 11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대 50 동률을 기록한 이래 해리스 부통령이 줄곧 앞서다, 1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 해리스 부통령이 49%로 뒤집히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열흘가량 선두를 지키다, 지난달 30일 또다시 50대 50의 동률을 기록했고 이후 두 후보가 치열한 싸움을 벌이며 마지막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여왔다.
이코노미스트의 선거 예측 모델은 미 컬럼비아대와 함께 개발했으며 각 주 단위의 여론조사에 해당 지역의 경제 통계를 비롯해 과거 선거 결과, 인구 특성 등 외부 요인들을 추가하여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해리스 부통령의 승률이 오르면서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패할 경우 또 한 번 승복 연설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국(NPR)에 따르면 2020 대선 이전까지 120년 동안 대선 패자의 승복 연설은 총 32건으로 집계됐다. 대선 패자의 라디오 연설 및 뉴스 영상 등을 통한 공개적인 승복 선언은 지난 1928년이 처음이었지만, 승복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1896년 때부터로 알려졌다.
당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이 당선자 윌리엄 매킨리에게 축하 전보를 보내면서 미국의 승복 문화는 시작됐다.
다만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앨 고어가 패배 인정을 번복하면서 이례적으로 승자 확정까지 한 달 이상 걸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연방대법원까지 가는 소동 끝에 고어의 승복 선언은 결국 선거일보다 36일이 지난 시점에 이뤄졌다.
그러나 대선에서 패한 후보가 개표 완료에도 패배 선언을 거부하며 승복 선언 전통을 깬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2020년 대선 때 패배에 불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자극받은 지지자들은 1·6 의회 폭동 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 시 대선 결과 불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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