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그룹 구영배 전 대표
대표직 물러난 뒤 첫 행보
“지분 매각으로 사태 수습”
최근 티몬과 위메프 환불 지연 사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27일 강남 티몬 입주 빌딩에선 티몬 직원들과 환불 고객들 간 대치 국면이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티몬의 직원들이 남아 있는 피해자들에게 눈물로 호소하며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찾으려 한다”며 현장 밖으로 나가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피해자들은 그대로 보내줄 수 없다며 직원들의 귀가를 가로막은 것으로 알려져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권도완 티몬 운영 사업본부장과 직원 5~6명이 강남구 신사동 입주 빌딩에서 현장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 앞에서 “대표가 전화를 안 받는 데 우리가 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눈물로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권도완 본부장은 “사내 유보금 중 28억∼29억 원을 환불에 쓰려고 했는데, 대표가 직원 임금 등으로 묶어버렸다”며 “환불은 260명 정도에 8억∼9억 원만 지급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남아있던 티몬 직원들과 함께 권도완 본부장은 “우리가 하는 최선의 노력을 폄훼하지 말아달라.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걸음에 달려왔는데 여러분께 우리가 듣는 거는 욕밖에 없다”며 울먹인 것으로 전해지며 일부 피해자들은 “직원이 무슨 죄냐?”고 말하며 동요하기도 했다.
다만, 환불을 기다리며 밤을 지새운 피해자 200여 명이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우리도 (현장 환불이) 마지막 희망”이라며 같이 눈물을 쏟아내며 한바탕 눈물바다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구영배 큐텐 대표가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 대표직에서 물러난 날로 알려지며 티메프 사태의 논란은 더 확산했다.
업계에 따르면 큐익스프레스 이사회가 전날 내부 공지를 통해 구영배 대표의 사임 소식을 알렸으며, 구영배 대표의 사퇴는 티몬·위메프 사태를 무릅쓰고 나스닥 상장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큐익스프레스 이사회는 “당사는 유능한 이사들이 이끌고 있고 큐텐은 그룹의 비지배 주주 중 하나”라고 설명하고 “그룹은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티몬 글로벌, 티몬 등 다른 회사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히며 일명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이와 더불어 이들은 “예기치 않게 발생한 이번 사안으로 인해 큐익스프레스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큐익스프레스는 지금까지와 변함없이 정상적으로 크로스보더 및 국내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재확인해 드린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구영배 대표의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피해 셀러와 소비자 사이에서는 큐텐이 사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선을 긋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구영배 대표는 티메프 사태가 공론화된 지 20일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침묵이라는 대응으로 일관했다.
다만, 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진 지 이틀 만에 티메프 사태 이후 구영배 대표가 첫 입장 표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영배 대표는 29일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이번 사태 수습에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티몬, 위메프에서 판매자(셀러) 정산금 지급 지연, 소비자 환불 대란이 벌어진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던 구영배 대표가 구체적인 해결 방안과 입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구영배 대표는 “현재 그룹 차원에서 펀딩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고 짚으며 “그룹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제 개인 재산도 활용해 티몬, 위메프 양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티메프 사태에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이번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보신 고객님들과 관계되신 모든 파트너사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대처로 사태 확산을 막겠다”라며 심심한 사과를 전했다.
한편, 정부가 위메프·티몬의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지자, 정부가 최소 5,600억 원의 유동성을 즉시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피해 최소화에 나서기 위한 방침으로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신속한 환불 처리와 함께 피해 구제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판매자에게 최대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경영 안정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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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부돈으로 기업 메꿔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