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PH129 취득세
조세심판원 ‘고급 주택 아냐’
내부 발코니 포함 안 해
최근 국내 공동주택 중 공시가격이 가장 비싼 아파트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더펜트하우스 청담)가 세법상 ‘고급 주택’이 아니라는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와 화제다. 이에 따라 하이엔드 주택에 대한 취득세 산정 기준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2일 조세심판원은 PH129 시행사가 “강남구청이 부과한 취득세 230억 원은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취득세 불복 행정 심판 청구를 인용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심판원의 이런 결정에 강남구청은 시행사에 부과한 취득세를 취소하고, 심판원의 취지에 맞게 금액을 변경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당초 강남구청과 시행사는 지방세법상 ‘고급 주택’에 적용하는 취득세 중과세율 적용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세법에 따르면 취득세를 산정할 때 전용 245㎡(복층은 274㎡)를 초과하면 ‘고급 주택’으로 분류하고 일반 세율의 3배를 부과하게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라 시행사는 지난 2020년 8월 준공 당시 복층구조 전용 273.96m² 27채, 전용 407m² 펜트하우스 2채 등 29채에 대한 총 42억 원의 취득세를 강남구청에 신고 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복층으로 이뤄진 전용 273.96㎡ 27채에 대해서는 표준세율 3%를 적용해 25억여 원, 전용 407㎡ 펜트하우스 2채에 대해서는 중과세율 약 11%를 적용한 금액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의 펜트하우스 2채는 ‘고급 주택’ 기준인 274㎡를 훌쩍 넘겨 중과세율을 적용했으나, 나머지 27채는 0.04㎡ 차이로 표준세율을 적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달리 강남구청은 시행사가 취득세를 낮추기 위한 ‘꼼수’를 부린 것으로 판단했다. 강남구청 측의 주장에 따르면 시행사가 ‘내부 발코니’를 전용면적에 포함하지 않아 취득세 중과를 피했다고 밝혔다. 특히 법은 외부로 돌출된 발코니만 전용면적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는데, 거실의 일부로 실내 공간화한 내부 발코니와 세대별 지하창고를 전용면적에 합산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강남구청 측의 주장에 따라 이들을 모두 합하면 전용면적이 약 48㎡가 추가돼 나머지 27채도 ‘고급 주택’에 해당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강남구청은 27채에 중과세율을 적용해 취득세 총 230억여 원을 부과하라고 고지한 바 있다.
그러나 조세심판원은 강남구청에서 인허가 당시 이미 내부 발코니를 전용면적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급 주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하창고 역시 주택 본채와 직접 연결되지 않았고, 특정 세대가 전용으로 사용한다고 볼 수 없어 공용면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시행사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추측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조세심판원의 결정에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문제로, 고급 주택의 기준을 면적이 아니라 공시가격 등 가격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라고 지적에 나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PH129의 전용면적 407㎡의 올해 공시가격은 164억 원으로 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PH129는 4년 연속 국내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비싼 아파트라는 기록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공시가격은 162억 4,000만 원이었으나 올해 올해 1억 6,000만 원 오른 수준을 기록했다.
PH129는 지난 2020년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엘루이 호텔 부지에 건립한 고급 아파트로 3개 동, 총 29가구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의 최고층 펜트하우스 분양가는 200억 원에 달했으며, 이 외의 가구도 80억 ~120억 원의 가격으로 분양된 바 있다.
또한, 더펜트하우스 청담은 연예인 장동건·고소영 부부와 ‘골프여제’ 박인비, 메가스터디 1타 강사 현우진 등 다수의 유명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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