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 창업주 23주기
현대가 오너 3세 경영
정의선·정기선·정지선 근황
자수성가 신화라 불리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지난 21일로 사망 23주기를 맞았다. 이날 HD현대는 창업주의 23주기를 기리며 추모식을 진행했고, 손자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포기나 좌절 없이 항상 도전했던 창업자의 행보처럼 HD현대 또한 새로운 도전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계 1위 조선회사를 넘어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새 흉상을 제막하며 한화와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전날엔 서울 종로구 청운동의 옛 자택에서 제사가 열려 범현대가 식구들이 총출동했다. 정주영의 23주기를 맞아 그 손자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정주영 창업주에겐 8남 3녀의 자녀가 있었고, 2세 경영 시대를 지나 현재 주요 현대 계열사는 3세들이 이끌고 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다. 정주영 창업주는 생전 정의선 회장에 대해 “물건이야. 언젠가 중책을 맡을 것”이라고 말하며 매우 총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 정몽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그는 1994년 현대정공에 입사한 뒤 1999년 현대자동차 구매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들어갔다. 이후 영업 지원사업부장(상무), 국내영업본부장(전무), 현대기아차 부사장, 기아차 사장 등을 거쳐 2009년에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됐고, 2020년 부친의 자리를 물려받아 제2대 회장에 올랐다.
대표 업적으로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해서 기아 K5로 대표되는 기아의 디자인 전성기를 연 것이 있다. 또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현재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 중심의 미래 먹거리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정주영의 육남 정몽준 아산재단·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아들이다. 정몽준 이사장은 현대그룹이 분열되기 전부터 조선업 분야를 맡았고, 대를 이어 정기선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09년 당시 현대중공업 대리 직급으로 입사한 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마치고 크레디트스위스의 인턴,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 등으로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복귀해 순차적으로 승진했다.
현재 정기선 부회장은 할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중동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작해 합작 조선소(IMI), 합작 엔진회사(마킨)를 비롯해 수소‧암모니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과거 정주영 창업주는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에 항만을 지은 바 있다.
정주영의 삼남 정몽근은 일찍이 현대그룹의 유통업 계열사인 금강 개발사업을 맡아서 현대백화점을 키웠고, 다시 장남 정지선 회장에서 경영권을 넘겼다.
정지선 회장은 경영관리팀 부장으로 입사해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기획실장 이사, 기획 관리 담당 부사장을 거쳐 현대백화점그룹 총괄부회장을 역임한 뒤 2007년부터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이루어진 승계여서 화제가 됐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 가문 내부 거래에 의존적인 모습을 보여왔는데, 정지선 회장은 이러한 구조를 해소하고자 다각화를 시도했다. 패션 사업의 경우 한섬,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인수했으며, 가구 부문에서는 현대리바트, 건축자재에서는 한화 L&C를 인수했다. 현대렌탈케어를 설립해 가전제품 렌탈 시장으로 진출했다. 2021년 서울 여의도에 개점한 ‘더현대 서울’은 정 회장의 최고 업적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정대선 HN 사장, 정경선 루트임팩트 대표 등이 있다. 특히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대표는 친척 형제들과 달리 가업을 벗어나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정 대표는 현대그룹 계열사에 들어가는 대신 환경문제 해결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을 스스로 세웠다. 사회혁신가를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의 공동 대표이자 임팩트 투자 및 사회적 목적의 부동산 개발을 하는 HGI의 대표이다.
서울 성수동1가 골목길에 사회적기업 종사자들이 시세보다 저렴한 수준에 거주하는 소셜하우스 ‘디웰하우스’가 업적이다. 그러다가 지난해 현대해상은 새 회계제도 시행,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 등 보험업계가 예측하기 힘든 경영 환경에 처했다고 진단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부문급 임원 직무 ‘최고 지속 가능 책임자(CSO)’를 업계 최초로 신설했고, 이 자리에 정경선 대표가 임명됐다. 이번 인사로 그는 현대해상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한편, 지난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부문에서 뛰어난 지원력을 보인 대한양궁협회는 정몽구 선대 회장이 1985년부터 1997년까지 회장직을 맡았고, 유홍종 현대할부금융(現 현대캐피탈) 사장과 이중우 현대다이모스(現 현대트랜시스) 사장이 회장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정의선 회장이 맡은 양궁협회가 파리올림픽에서 큰 성과를 보이며 체육계 안팎에서 ‘최고의 체육협회’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최근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기업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이 되도록 영토 확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기차와 수소차에 과감히 투자하면서 체질 개선을 이뤄내고 경기 침체 와중에도 나 홀로 성과를 낸 정의선 회장은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 TOP3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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