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C랜드마크’ 부지 20년 방치
6차례 입찰공고 모두 유찰
서울시 문화 체육시설 대안 검토 中
20여 년째 방치되며 서울시의 묵은 숙제로 여겨지고 있는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 랜드마크 용지 개발은 당초 100층 이상의 빌딩을 만들어 서부권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에서 출발했다. 지난 2004년 서울시가 해당 용지를 개발해 오는 2030년까지 최고 133층 규모의 상암DMC 랜드마크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해당 용지가 20여 년간 주인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면서 서울시의 근심도 늘어났다.
지난해 6월 상암 DMC 랜드마크 용지 개발의 여섯 번째 매각이 유찰되며 사실상 사업이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까지 제기됐다. 해당 용지는 상암동 1645·1646 필지로, 전체 3만 7,262㎡ 규모를 갖췄다. 당초 서울시는 공급 예정 가격으로 8,365억 원을 내세웠으나, 결국 주인을 찾지 못했다.
상암 DMC 랜드마크 용지가 중심 상업지역으로 분류돼 용적률이 1,000%에 이르는 매력적인 부지임에도 불구하고 주인을 찾지 못한 것이다. 앞서 서울시는 해당 용지에 최고 높이 133층의 건물을 짓겠다고 밝히며 2008년 대우건설과 함께 해당 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당시 대우건설을 비롯한 25개의 출자사가 사업비 3조 7,000억 원을 들여 133층 규모의 ‘서울라이트 타워’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운 것이다. 그러나 자금 조달 과정에 문제가 생기며 지난 2012년 계약을 해지했다. 서울 라이트 타워 건설 사업의 무산 이후 중국의 녹지그룹이 재추진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이 역시 수포가 되었다.
이어진 네 차례의 매각 입찰에서도 유찰이 이어지며 사업 착수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재까지 해당 용지는 공터로 방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용지 매각이 여러 차례 실패로 돌아가자, 서울시는 건물을 100층 이상 지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또한,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사업성을 높이는 등 사업자의 참여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서울시는 공동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주거 용도 비율도 20% 이하에서 30% 이하로 확대하고, 숙박 시설은 20% 이상에서 12% 이상으로 비율을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더하여 특수목적법인의 설립 자본금도 총사업비 10% 이상에서 200억 원 이상으로 낮추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서울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당 용지는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됐다. 결국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상암 재창조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 방안 마련에 돌입했다.
이는 상암 일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상암 재창조 구상 추진전략실행 방안 수립 용역’을 발주하면서 용역 대상 지역에 DMC 랜드마크 부지를 포함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행보를 두고 “상암동 일대의 개발 가능한 가용지의 현황 및 도시 계획적 개선 방안 검토를 통해 향후 개별 개발사업과의 연계성을 높이고 신속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당시 서울시의 용역에 DMC 랜드마크 등 장기 미매각 용지 활용 방안 검토 등 상암 일대 활성화를 위한 개선 방안도 담겨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이는 서울시가 상암 DMC 랜드마크 사업 내용 자체를 변경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용역 유형에 해당 미매각 용지의 개발 방식 및 기능을 재검토하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포함됐다. 또한, 서울시는 해당 용지에 대형 공연장 등 문화·체육시설을 조성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 상승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초고층 빌딩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라면서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까지 상암 DMC 랜드마크 부지의 구체적인 사용 방안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주인을 찾지 못해 개발이 미뤄지고 있는 상암 DMC 랜드마크 용지 매각을 위해 서울시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김용일 서울시의원은 시의 경제실 예산안 예비 심사에서 상암DMC 랜드마크 용지 매각을 위한 입찰이 6번 유찰됐다며 서울시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사업 여건이 좋지 않은 곳에 랜드마크를 지으려고 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라고 지적하며 토지 장기 임대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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