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폐지하고 ‘한국형 FBI’ 만들자는 홍준표 시장

21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를 포함한 수사 구조 개편과 헌법상 경제 조항 개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홍 시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수사국을 만들어 모든 수사를 총괄하게 하고, 검찰에는 공소 유지를 위한 보완 수사권만 남겨야 한다”라며 “공수처는 폐지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탄핵 국면에서 보았듯, 수사기관들의 하이에나식 수사 행태는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라며 현 수사 체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경찰 기능에 대해서도 “수사를 제외한 경비, 교통, 풍속 등 질서 유지 업무에만 전담하게 하고, 영장 청구권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병립적으로 갖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권과 정치에 휘둘리는 수사기관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독립된 국가수사국을 한국형 FBI로 만들자”라고 강조했다.

수사 개혁 외에도 홍 시장은 경제 질서의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헌법 제119조 제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언급하며 “본래 자유민주적 경제질서를 규정한 1항에 대한 예외 조항임에도, 지난 40여 년간 오히려 2항이 원칙처럼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그 결과 창의와 자유를 중심으로 한 시장 질서가 왜곡되고, 노동과 자본의 균형도 무너졌다”라며 “경제민주화 조항은 입법 당시의 정신대로 예외적으로 운영되고, 이제는 자유시장 경제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지금과 같은 규제 방식으로는 신산업이 제대로 진입할 수도, 성장할 수도 없다”라며 “절대적으로 금지해야 할 규제만 정하고, 나머지는 자율과 창의에 맡기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앞서 국방과 교육, 사법 분야에 대한 개혁 구상을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수사·경제 구조 개혁으로 정책 영역을 넓히며 대선 주자로서의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