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무장공비로 청와대 침투를 시도했다가 생포된 후 귀순해 목회자로 활동했던 김신조 목사가 4월 9일 8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김신조는 1968년 1월 북한 특수공작원 31명 중 한 명으로 박정희 당시 대통령 암살을 목적으로 청와대를 향해 무장 침투했다. 김 씨 단 한 사람만 투항했고, 도주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28명은 모두 사살됐다.
다음 날 생중계로 열린 ‘무장간첩 사살 및 북한의 만행’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 씨는 침투 목적을 묻는 질문에 “박정희 모가지 따러 왔수다”라고 답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귀순 후 김 목사는 반공 강연 활동을 이어가며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그는 1·21사태가 김일성의 지시에 따른 작전이었다고 주장하며, 특수부대 124군의 창설 배경과 침투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김 목사는 과거 인터뷰에서 청와대 앞에서 도주하던 당시, 단 한 발의 총도 쏘지 않고 남쪽으로 도망친 뒤 투항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귀순 후 ‘김신조 루트’로 불리는 경로를 통해 남한에 정착했으며, 이후 신앙인으로서 삶의 전환점을 맞았고 이를 ‘천국 루트’를 안내하는 역할로 표현했다.
또한 그는 귀순 이후 북한에 남겨진 부모가 고향인 함경북도 청진에서 주민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총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으며, 그 사실이 죽음보다 더한 고통과 좌절을 안겼다고 회고했다. 이어 “북한에서는 육체적 훈련으로 자유가 없었고, 남한에서는 사회 적응의 어려움으로 정신적 자유를 잃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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