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금, 기본적으로 음의 상관관계
최근 정세에서는 동반 상승세 보여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에 금 투기 증가

국제 금 시세가 여전한 상승세를 보인다. 1돈 기준 0.23달러(327원) 상승해 각각 살 때 351.83달러(50만 7,131원), 팔 때 352.06달러(50만 7,465원)로 거래되고 있다.
최근 금 시세의 흐름을 살펴보면 등락을 반복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지난 1년간의 금값 변동을 살펴보면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은 금값은 상승세를 보이는 상태다. 최고가는 61만 3,238원으로 이날 시세보다 11.9%(7만 3,238원) 낮으며, 최저가는 32만 7,225원으로 65.0%(21만 2,775원) 상승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금 시세와 달러 시세는 반비례한다. 즉, 달러 가치가 오르면 반대로 금의 가격은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금이 거래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금이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의 가치가 오르면 금의 가치는 비교적 저렴해진다. 1달러로 살 수 있는 금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상관관계는 금과 달러의 성질과도 관련이 있다. 둘 다 안전자산으로 선호된다는 점은 공통점이지만, 차이를 보이는 이자 유무에서 선호도가 갈리기 때문이다. 금에는 이자가 없고, 달러는 은행에 맡겨 둘 수 있는 예금이 있기 때문에 이자가 존재한다.
이 같은 성질 때문에 미국의 기준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 달러의 환율이 높고, 기준 금리가 오르게 되면 받을 수 있는 이자도 그만큼 늘어나 수요가 많아지는 것이다. 둘 다 안전자산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달러의 인기가 높아지면 같은 위치에 있는 금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과 달러 모두 나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등 일반적인 흐름과 다른 모습이 보인다. 이에 대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가장 먼저 국제적인 정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금에 대한 구조적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제적으로 중앙은행에서의 탈달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특히 중국 중앙은행 쪽에서 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의 금 수요에 따라 가격이 변화하는 경향이 포착됐다. 중국 정부가 18개월 만에 금 매입을 중단하자, 금 선물 가격도 3% 넘게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에서 금 비중을 최소 10% 이상 높일 것으로 알려져 향후 금 가격 상승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된다.
금에 대한 물리적 수요도 금 강세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연간 금 수요가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인도가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 기업 UBS의 관계자는 “인도 경제가 세계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되면서 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라고 분석했다.
달러의 강세 현상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연관이 있다. 주요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관세 인상 정책을 펴면서 현재 달러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지난 1월 말 기준 지난해 12월보다 1.7 오른 115.1을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와 비교해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됐다고 간주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 전문가는 “올해 미국의 대선 정책은 자국 우호적일 것”이라며 “미국 직접투자 수지는 유입 우위로, 투자받는 나라로서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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