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 일대 공실률
PC 시장 수년째 역성장 기록
최근 오피스 전환 움직임 이어져
최근 PC 전문 매장을 찾는 발길이 크게 줄면서 문을 닫는 PC 매장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2000년대 IT 메카의 심장으로 불리던 용산전자상가 역시 문을 닫는 이들의 움직임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PC 전문 매장이 아예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PC 수요가 정체되어 있는 데다가 온라인을 통해 PC를 구매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용산전자상가에서 한 PC 전문 매장을 운영 중인 상인은 “요즘은 PC 구매 수요가 많이 줄었다. 조립식 PC로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상업용부동산 통계 지표에 따르면 용산전자상가 일대가 포함된 용산구 집합 상가 공실률이 37.6%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한때 IT의 메카로 불리던 용산전자상가에서도 PC 시장의 침체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더하여 국내 PC 시장은 몇 년째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한국 IDC가 발표한 국내 PC 시장 연구 분석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국내 PC 시장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110만 대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PC 시장이 전반적으로 소폭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AI 및 게이밍 노트북의 수요는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시장별로 살펴보면, 가정 시장은 출하량 기준 전년 대비 1.1% 하락했다. 또한, 데스크톱 부문은 두 자릿수 하락했지만, 노트북은 공급업체의 프리미엄 전략과 다양한 라인업의 AI 노트북 출시에 힘입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개인용 PC 시장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PC 전문 매장의 재고 물량이 쌓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일부 상인들은 50만 원대 노트북, 50% 파격 할인 등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마케팅 공세에 나서고 있으나, 하루에 1대도 못 파는 매장이 즐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용산전자상가의 위상이 낮아지면서 최근에는 용산전자상가를 오피스 용도로 변환하는 움직임마저 포착됐다. 업계에 따르면 불리츠 자산운용은 서울 용산 전자상가 내 나진상가를 IT 산업 기반 오피스 타운으로 조성하기 위해 이를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하여 나진상가 12·13동이 26층 규모 신산업 혁신 거점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이는 나진상가 12·13동이 용산전자상가 1호 특별계획 구역으로 지정된 것이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지난 1985년 조성된 이후 산업 트렌드 변화로 노후화된 용산전자상가 일대가 신산업 중심지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서울시는 용산전자상가 지구단위계획 사업 공고 이후 11개 상가를 특별계획 구역으로 지정하고 ‘용산 메타 밸리’로 만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서울시가 ‘용산 국제업무지구-용산전자상가 일대 연계 전략’을 공시하며 용산전자상가 일원을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메타버스 산업의 거점 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전한 것이다.
서울시와 함께 용산구는 전자 상가지구 14만 8844.3㎡ 일대에 특별 계획구역 11곳을 신설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용산구가 세부 개발계획을 수립할 경우 1985년 지정된 ‘유통 업무시설’이 해제될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는 11개 구역별로 주민 제안을 취합해 사업 방향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사업 방향을 정한 뒤 세부 개발계획이 수립되면 용산전자상가의 토지 용도가 바뀌고 신산업 창업 공간, 오피스 타운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1호 특별계획 구역으로 지정된 나진상가 12·13동은 지하 7층~지상 26층에 연면적 7만 3658.65㎡로 오피스와 오피스텔, 판매시설로 조성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부지면적 5792.4㎡에 달하는 곳에 지하 7층~지상 26층의 건물이 들어서는 것이다. 여기에는 용적률 799.68%가 적용됐으며 전체 연면적 46%에 ICT 신산업 용도를 도입해 정보기술(IT) 기업 입주를 도모할 방침이다.
더하여 이외에도 이용 빈도가 낮은 용산 유수지 상부를 녹지화하는 계획이 포함된 바 있다. 전설의 PC 산업의 메카가 AI의 중심지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용산전자상가의 개발을 필두로 용산 내 다른 개발 계획의 진행 과정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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