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광클팀
200만 주 주식 매수
하한가 매수주문 1,000억
최근 HLB가 개발한 간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 불발을 직면하면서 HLB의 주가는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시작부터 하한가를 기록한 HLB는 국내 증시에서 두 번째로 많은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몇 년 전 공모주 광풍 시기와 지난해 라덕연 일당에 의한 주가 조작 사태,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때 등장한 증권가의 ‘광클팀(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클릭하는 팀)’이 재등장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지난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장 직후 HLB의 주가는 전일 대비 9.96% 내린 4만 7,000원 선으로 추락하며 하한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거래대금은 7,984억 5,400만 원을 기록하며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 중 삼성전자에 이은 두 번째로 많은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이는 하한가 매도 잔량이 줄어드는 기미가 보이자, 교보증권의 일명 ‘광클팀’이 움직인 영향으로 보인다. 이날 9시 기준 쌓여있던 매도 잔량 약 200만 주가 교보증권의 매수 주문으로 인해 대부분 사라졌으며, 매수 당시 추정가격은 4만 7000으로, 총추정가가 940억 원이 넘는 규모로 추측된다.
교보증권의 광클팀은 하한가 매수에 약 1,000억 원 상당을 써, HLB의 하한가를 잠시 풀었으며, 이후 거래량이 급증함에 따라 4만 8900까지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교보증권을 창구로 하는 매수 주체는 이 시기를 노려 매도세로 전환했으며 약 141만 주를 팔았다.
전문가들은 매도가와 매수가 차이가 500원이라 가정했을 때 교보증권의 광클팀은 장 초반 20분 만에 적어도 1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었을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다만 주목해야 할 점은 HLB의 주가가 4만 8,900원까지 올랐기 때문에, 예상 시세차익은 최대 2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20분 만에 최소 1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만든 교보증권 광클팀은 몇 년 전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광클팀의 경우 일명 ‘상따’(상한가 따라잡기, 상한가에 매수 주문을 넣는 것)나 ‘하따’(하한가 따라잡기, 하한가가 풀리기 직전 매수 주문을 넣는 것)를 추구하는 시스템으로 알려졌다.
이번 HLB 프로젝트에 투입된 광클팀은 ‘하따’를 보여줬는데, 이는 하한가 이후 단기 급반등을 노리고 저점 매수를 시도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를 데드 캣 바운스라고도 부르며, 급락 폭이 클 경우 일시적 급반등을 기대하며 매수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교보증권 광클팀의 경우 주가가 공모주 상장으로 상한가를 기록하거나, 악재로 인해 하한가를 기록했을 때 빠른 속도로 대규모 매수를 하다가 바로 매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나 공모주 광풍 당시에도 교보증권 창구에서 대규모 물량이 나온 바 있으며, 업계에서는 교보증권 창구 투자자를 ‘광클팀’이라 명명했다.
또한, 지난 2020년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팜을, 지난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역대급 인기를 끌었던 공모주를 상장 첫날 사들인 후 곧바로 팔아치우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교보증권 광클팀은 세 종목만으로 200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지며 여의도 증권가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지난해 스튜디오 미르재단이나 꿈비 등 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 형성된 상한가 종목에 여지없이 광클팀이 등장하며, 교보증권의 숨겨진 무기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편, 교보증권 광클팀에 대해 교보증권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소문만 무성할 뿐 광클팀이 누구인지, 몇 명인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정보가 없다. 이에 사측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으로 매수 주문을 넣은 투자자의 인적 사항을 확인할 권한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교보증권의 한 관계자는 “담당 부서에서도 구체적으로 누가 주문을 넣었는지 볼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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