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조주빈(30)이 이미 확정된 형량과 관련해 다시 판단 받을 길을 열어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요청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여러 사건에서 선고된 형을 합쳐 조주빈에게 확정된 징역형은 모두 47년 4개월이다.
조주빈은 별도로 진행된 사건의 형량을 기존 확정형과 함께 고려하면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을 상고 이유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헌재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0일 법조계에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헌재의 결정은 지난달 23일 내려졌다. 조주빈이 위헌 여부를 문제 삼은 대상은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다.
해당 규정에서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징역·금고 10년 이상을 선고받은 사건에 한해 중대한 사실오인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쳤거나 형량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있을 경우 상고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반대로 선고형이 징역 10년보다 짧다면 단순히 형량이 과도하다는 사유만으로 대법원의 판단을 요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조주빈의 형량은 여러 차례 진행된 재판을 거치며 추가됐다. 박사방 사건에서는 2019년 5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수십 명의 여성 피해자를 협박해 성 착취물을 만들고 텔레그램에서 판매하거나 유포한 혐의가 적용됐다. 이 사건으로 대법원은 2021년 10월 징역 42년을 확정했다.
이후 별도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에서도 추가 형량이 결정됐다. 강제추행 혐의 사건에서는 2024년 2월 대법원 판단을 거쳐 징역 4개월이 더해졌다.
2019년 당시 미성년자였던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하고 성폭행한 혐의 등에 대한 재판도 별도로 진행됐다. 2022년 9월 추가 기소된 이 사건에서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조주빈에게 내려진 징역형은 총 47년 4개월이 됐다.

헌법적 판단을 요구하게 된 계기는 마지막 5년 형을 둘러싼 상고 과정이었다. 조주빈 측은 이 사건에서 1·2심이 선고한 징역 5년에 이미 확정돼 있던 징역 42년 4개월까지 합산할 경우 전체 형량이 10년을 넘어선다는 논리를 폈다.
이를 근거로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도 상고 사유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요청했다.
대법원에서는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고 역시 기각되면서 조주빈은 이후 헌법재판소에 직접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의 판단은 달랐다. 이미 재판이 끝나 확정된 형을 이후 사건의 상고심에서 다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 결정의 주요 근거가 됐다. 헌재는 “일부 범행에 대한 판결이 이미 확정된 뒤 그와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한 사건을 심사할 경우 해당 사건 법원은 확정판결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나 양형을 다시 심사·수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고 판단했다.
이미 확정된 판결이 갖는 효력뿐 아니라 상고심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도 고려됐다. 이후 사건의 상고심에서는 원심판결 가운데 실제 상고가 제기된 부분만 심판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주빈 측 주장을 인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상고심 부담 역시 헌재 판단에 포함됐다. 헌재는 “(조주빈 주장대로라면) 상고심은 확정판결 부분을 심사할 수 없음에도 상고이유의 인정 범위만 확대돼 상고심 심리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이는 한정된 사법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란 관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조주빈이 제기한 헌법소원은 재판관 전원일치로 기각되면서 형량을 다시 다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사방 사건을 시작으로 강제추행 사건과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성적 착취·성폭행 혐의 사건에서 각각 확정된 징역형을 합하면 총 47년 4개월이다.
이미 확정된 판결까지 이후 사건의 상고 사유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조주빈 측 논리는 헌재에서도 인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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