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성배(66) 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이 항소심으로 이어지게 됐다.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1심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며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기된 공천 청탁 의혹은 다시 상급심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은 6일 전 씨를 비롯해 함께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4명 전원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 씨 등이 받은 돈의 성격과 전달 목적, 자금이 오간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이 문제 삼고 있는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했다. 전 씨는 같은 해 1월 서울 강남구에 있는 자신의 법당에서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경북 영천시장 예비후보였던 정모 씨로부터 공천을 도와달라는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돈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판단했지만 정 씨는 결국 공천을 받지 못했다.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고소영 판사는 지난달 29일 전 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사기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예비후보 정 씨와 브로커 역할을 한 정모 씨, 소개인 이 모 씨 등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전 씨를 정치자금법상 ‘정치 활동을 하는 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설령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전달된 1억 원이 정치 활동을 위해 제공된 자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검찰이 주장한 것처럼 해당 자금이 윤한홍 의원 등 특정 정치인에게 전달됐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예비적 공소사실로 적용된 사기 혐의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전 씨가 처음부터 공천을 도와줄 의사 없이 돈만 받을 목적으로 피해자를 속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돈을 받은 이후 실제로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하는 등 공천을 위해 움직인 정황이 있었고, 공천이 무산된 뒤에는 받은 돈 가운데 일부를 돌려준 점도 판결의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검찰은 법원의 판단과 달리 전 씨의 범죄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검찰은 항소 이유에 대해 “해당 금원이 공여된 목적과 교부 경위, 당시 당사자들이 인식했던 최종 귀속 주체와 사용처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라고 밝혔다.
항소심에서는 자금이 정치자금에 해당하는지와 공천 청탁의 대가성이 있었는지가 다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결심공판에서 전 씨가 장기간 정치권 고위 인사들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정당 공천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은 전 씨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억 원, 예비후보 정 씨에게는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번 항소로 사건은 다시 항소심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1심에서는 정치자금의 성격과 사기 혐의 모두 인정되지 않았지만, 검찰이 법리와 증거 판단을 다시 다투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공천 청탁 의혹과 정치자금의 성격을 둘러싼 법적 공방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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