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수본이 이르면 17일 ‘완전체’로 출범하는 가운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선관위의 늑장 대응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된다.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가 선거 당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문제 발생 징후를 인지하고도 약 5시간 동안 적절한 대응에 나서지 않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전망이다. 수사 당국은 관련 자료 확보와 관계자 조사에 착수하며 책임 소재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법조계와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를 확보해 선거 당일 보고 체계와 대응 과정 전반을 살펴볼 계획이다. 특히 송파구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조기에 인지했음에도 서울시선관위와 중앙선관위 차원의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이 핵심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 진상규명위원회가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송파구선관위 직원은 지방선거 당일인 지난 3일 오전 11시 40분에서 50분 사이 무번호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예상하고 서울시선관위에 일련번호 기재 방식 등을 문의했다.
하지만 서울시선관위 담당 직원은 실제 일련번호가 필요해지면 다시 연락하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송파구선관위가 일련번호 500개를 처음 전달받은 시점은 최초 문의 후 약 2시간이 지난 오후 1시 49분이었다. 이후 추가로 500개를 더 받았지만, 현장의 혼란은 계속됐다.
문제는 보고 체계에서도 드러났다. 서울시선관위 상임위원과 사무처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시점은 최초 문의 이후 약 5시간이 지난 오후 4시 46분으로 조사됐다. 담당 직원이 상급자에게 즉시 보고하지 않았고 서울시선관위 고위 관계자들 역시 중앙선관위에 상황을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가 해당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지한 시점은 오후 5시 이후였다. 이마저도 서울시선관위의 보고가 아니라 민원을 접수한 뒤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서울시선관위의 안일한 대응과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미온적 인식에 대해 책임 추궁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합수본은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함께 중앙선관위원장, 상임위원, 사무총장, 사무차장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서면 질의 답변도 확보해 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보고 누락 여부와 대응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수사 조직도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합수본은 이르면 17일 조직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찰 인력 일부는 이미 서울중앙지검 사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시작했으며 전산망 구축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별도의 현판식 없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재 송파구 잠실7동 투표소 투표관리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강남·서초·광진·동작 등 다른 지역 선관위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사당국은 최근 중앙선관위 서버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도 마치고 관련 자료 분석에 들어간 상태다. 확보된 전산 기록과 내부 보고 자료 등을 토대로 당시 의사결정 과정과 상황 전파 경위를 면밀히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범위가 전국 단위로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합수본은 우선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관련 의혹 규명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향후 다른 지역 선관위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확인될 경우 수사 대상을 넓힐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진상 규명 작업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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