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화물선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의 잔해가 결국 국내에 도착했다. 정부가 공격 주체로 이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핵심 단서로 꼽히는 잔해 분석이 본격화되면서 사건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한-이란 관계는 물론 중동 정세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는 15일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 잔해가 UAE 정부와 협의를 거쳐 항공편으로 한국에 도착했다”라며 “전문 기관에서 정밀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국내로 들어온 잔해는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한국 해운사 HMM 소속 다목적 운반선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 엔진 부품이다. 그동안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후 주아랍에미리트(UAE) 한국대사관에서 보관돼 왔다.
정부는 현재 공격 주체로 이란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는 분위기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 외 다른 주체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크지 않다고 본다”라며 “근처에 해적 세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아직 최종 결론 단계는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도 유지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정확한 증거 없이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라며 “조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면 상대측에 적절한 반응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특히 잔해 분석 결과가 사건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 산하 전문 기관이 잔해 구조와 추진체, 파편 특성 등을 정밀 분석해 비행체 종류와 발사 방식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드론인지 미사일인지조차 명확히 결론 나지 않은 상태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현재 단계에서는 정말 알 수 없다”라며 추가 분석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전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드론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외교부는 “선박 하단이 공격당한 정황 등을 고려하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 측과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미국이 확보한 관련 정보도 함께 공유받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 군사정보 공유 제한 우려에 대해서는 “이번 사안을 그 문제와 연결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나무호 공격은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이후 발생한 33번째 민간 선박 공격 사례로 알려졌다. 정부는 다른 사례 대응 방식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나무호를 포함한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 정부는 선주 측이 보유한 CCTV 영상 확보에도 나선 상태다. 다만 선주 측은 영상 공개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이번 정밀 분석 결과가 향후 한국 정부의 외교 대응 수위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