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를 통과한 정당법 개정안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개정으로 2004년 폐지됐던 지구당이 22년 만에 사실상 부활하는 수순을 밟게 되면서 제도 취지를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거대 양당에 유리한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는 비판과 함께 원외 정치인들의 활동 기반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긍정적 평가가 동시에 제기된다. 특히 여야가 합의 처리했다는 점에서 ‘정치 개혁’이라는 명칭과 실제 내용 사이의 간극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정당법 개정안은 당원협의회나 지역위원회가 지역 사무소를 1곳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정당이 지역 조직을 둘 수는 있었지만, 사무소 운영은 금지돼 왔다.
이 때문에 현역 국회의원은 후원회 사무실을 활용해 사실상 지역 조직을 운영해 온 반면, 원외 인사들은 별도의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부 원외 인사들은 포럼이나 개인 사무실을 활용해 사실상 조직 운영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이번 개정안으로 지역 사무소 설치가 공식적으로 허용되면서 이러한 제도적 공백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후원금 모금은 여전히 제한돼 운영 비용은 시도당이 부담하는 구조가 유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 점을 근거로 과거 지구당과는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비판도 적지 않다. 2004년 지구당 폐지의 계기가 됐던 불법 정치자금 사건을 언급하며 유사한 문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시 한나라당에서 불법 대선 자금을 트럭으로 운반한, 이른바 ‘차떼기 사건’ 이후 정치개혁 차원에서 지구당이 폐지된 바 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야4당은 이번 개정안을 두고 “돈 정치 지구당 부활”이라고 비판하며 거대 양당의 합의 처리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지역 토호 세력 중심의 금권 정치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제도 개선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원외 정치인들이 공식적인 공간 없이 활동해 온 문제를 해결하고 비공식 조직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지구당 폐지에 관여했던 오세훈 서울시장 측 역시 “과거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함께 처리됐다. 광역의회 비례대표 비율은 기존 10%에서 14%로 확대됐으며, 이에 따라 비례대표 광역의원 수는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일부 정당이 요구한 30%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광주 일부 지역에서는 한 선거구에서 3명 이상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가 처음으로 도입된다. 시·군·구의원 선거에서도 중대선거구제 시범 지역이 확대됐다.
비례대표 확대와 선거제 변화 역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거대 양당이 절충한 결과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개혁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제한적이나마 제도 변화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이번 법안 통과를 계기로 정치 개혁의 방향성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구당 부활에 대한 우려와 제도 개선 필요성 사이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실제 운영 과정에서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가 향후 논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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