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에서 발생한, 이른바 ‘캐리어 시신’ 사건의 구체적인 범행 경위가 드러나면서 충격이 커지고 있다. 단순 살인 사건을 넘어 가정폭력과 장기간 통제가 결합된 구조적 범죄 양상이 확인되면서 사건의 심각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피해자가 딸을 보호하기 위해 함께 생활하던 상황에서 범행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숨진 50대 여성 A 씨는 딸이 혼인 직후부터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하자 이를 보호하기 위해 딸 부부와 함께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지난해 9월부터 딸과 사위의 주거지에서 함께 지냈으며 이후 지난 2월 대구 중구의 오피스텔형 원룸으로 이사한 뒤에도 동거를 계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에 대한 폭행은 이사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위 조모 씨는 “이삿짐 정리를 빨리하지 않는다”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A 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A 씨는 딸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집을 떠나지 않고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은 지난달 18일 발생했다. 조 씨는 장시간 폭행 끝에 A 씨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용 캐리어에 담았다. 이후 아내와 함께 도보로 약 10~20분 거리인 대구 북구 칠성동 신천으로 이동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은 폐쇄회로(CC)TV에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이후 상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조 씨는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아내의 행동을 통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조 씨가 “경찰에 알리지 말라”, “연락이 와도 받지 말라”는 등의 지시를 하며 범행 은폐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또한 캐리어가 발견되기 전까지 약 2주 동안 아내의 일상 전반을 통제하며 함께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의 딸인 최 씨는 남편의 보복이 두려워 범행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진술을 토대로 가정폭력 여부와 강요·통제 정황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달 31일 신천에서 캐리어가 발견되며 드러났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같은 날 조 씨와 최 씨를 긴급 체포했다. 현재 조 씨는 존속살해와 시체유기 혐의로, 최 씨는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조 씨가 아내에게 행사한 가정폭력과 범행 전후의 강압적 행위에 대해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수록 단순 범행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로 확장되고 있어 향후 수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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