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전쟁 장기화 조짐 속에 사실상 ‘비상 모드’에 돌입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물가 상승, 산업 타격까지 복합 위기가 동시에 현실화되자 정부 전반을 동원한 대응 체계를 가동한 것이다. 특히 원유 수급과 민생 경제를 동시에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서 ‘올인’ 수준의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제2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중동 사태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중동 지역의 위기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 예측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1차 회의 이후 불과 17일 만에 다시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상황의 심각성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특히 에너지 공급망을 핵심 리스크로 지목했다. 그는 “대응의 큰 틀은 갖춰진 만큼 이제는 실행의 완성도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정부는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말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단순한 대응 체계 구축을 넘어 실제 작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미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한 상태다. 청와대는 강훈식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제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끄는 ‘비상경제본부’를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책 결정과 실행을 동시에 추진하는 이중 구조로 위기 대응 속도를 끌어올린 모습이다.
가장 큰 변수는 원유 수급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6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현재 해당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에 놓이면서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상경제상황실 내에서도 ‘에너지수급반’이 핵심 대응 축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원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수급이 정상화되기까지 4개월가량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라고 밝혔다. 단기간 내 상황이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원유 수급 불안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나프타 공급 차질이 우려되면서 ‘나프타 대란’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나프타는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합성고무 등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자원이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나프타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했다.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해 공급을 안정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유가 급등 대응을 위한 ‘석유 최고가격제’도 추가 조정에 들어갔다. 가격 안정과 공급 확보를 동시에 노리는 조치다.
민생 대응을 위한 재정 투입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약 25조 원 규모의 ‘전쟁 추경’을 추진 중이며, 오는 31일 국무회의 의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제출 이후 신속 처리 방침을 세우며 속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추경과 관련해 “전시 추경의 편성과 처리는 빠르면 빠를수록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며 신속한 집행을 주문했다. 고유가 대응과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공급망 유지 등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 대응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와 물가, 산업까지 영향을 미치는 복합 위기 속에서 ‘비상 모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실제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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