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대화 의지를 선전포고한 가운데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이 단호한 입장으로 선을 그었다. 일본 측이 적극적인 접근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북한은 회담 자체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며 양측 간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김 부장은 일본의 요구를 정면으로 부정하며 사실상 회담 가능성을 정리했다.
지난 23일 김여정 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일본의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일본이 원한다고 하여, 결심하였다고 하여 실현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일본의 구상을 부정했다. 이어 “일본 수상(총리)이 우리가 인정하지도 않는 저들의 일방적 의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것이라면 우리 국가지도부는 만날 의향도, 마주 앉을 일도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장이 언급한 ‘일방적 의제’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1970~1980년대 자국민 17명이 북한에 납치됐으며, 이 가운데 일부만 귀환했고 나머지는 북한에 남아 있다고 추정 중이다. 반면, 북한은 해당 문제에 대해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회담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 19일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히며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도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여정 부장은 일본의 접근 방식 자체를 문제 삼았다. 그는 “두 나라 수뇌들이 서로 만나려면 우선 일본이 시대착오적인 관행 및 습성과 결별하겠다는 결심부터 서 있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여전히 구태의연한 사고와 실현 불가능한 아집에 포로되어 있는 상대와는 마주 앉아서 할 이야기가 없다”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반응에도 일본 정부는 대화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 24일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김 위원장을 마주할 각오를 하고 있다”라며 정상 간 직접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일본과 북한 양측이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정상끼리 정면으로 마주할 각오”라고 전했다.
북한이 회담 자체에 부정적인 견해를 분명히 밝힌 가운데 일본은 지속적으로 소통 의지를 유지하며 접근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양측이 서로 다른 입장을 고수하면서 북일 관계는 당분간 평행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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