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군사 작전 참여를 동맹국에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이를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측 전문가가 단순한 협력을 넘어 동맹의 ‘충성도’에 대한 시험대까지 거론하며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미국기업연구소(AEI) 잭 쿠퍼 선임연구원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팟캐스트에서 출연해 미국이 요구한 군사 작전 관련 한국과 일본 측의 입장을 분석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일본과 한국이 그냥 ‘노(No)’라고 말할 위치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쿠퍼 연구원은 “(답변이) ‘예스(Yes)’여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본이 기뢰 제거함을 호르무즈 해협에 보낼 것으로 보느냐’라고 하면 답은 전혀 아니다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직접 파병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일정 수준의 기여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쿠퍼 연구원은 일본이 내놓을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으로 간접 지원 방식을 떠올렸다. 그는 “인도양에서의 연료 재급유 같은 방식이라면 일본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직접적 공격을 당할 위험 없이 미국에 적정한 수준의 지원을 할 방법이 있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한국 역시 유사한 형태의 기여가 요구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쿠퍼 연구원은 양국의 지원에 따른 현실적인 부담도 함께 짚었다. 그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전력이 이미 중동으로 일부 이동하고 있는 상황을 전제하며 한국과 일본이 추가 지원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국 방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군사적 기여를 확대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크리스티 고벨라 CSIS 선임 고문 역시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 사태로 의제가 바뀌고 있고 이제 논의는 일본이 무엇을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라며 “어떤 의미에서 충성심을 알아보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역할 확대 여부가 동맹 관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중동 문제를 넘어 미국의 아시아 전략과도 연결되고 있다. 쿠퍼 연구원은 동남아 국가들을 언급하며 미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경우 일부 국가가 중국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동맹국들의 선택이 향후 지역 질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구와 관련해 한국 정부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일 오후 청와대 측은 언론 공지를 통해 “우리 국내법 및 절차와 한반도 대비 태세 등을 고려하면서 대처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은 우리 에너지 수급과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전했다. 미국의 압박과 동맹국의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가운데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에 따라 외교·안보 전략의 방향도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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