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손해배상 소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다시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국민연금공단은 합병 과정에서 손해를 입었다며 삼성물산과 이 회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사건 접수 약 1년 6개월 만에 첫 재판이 열리게 됐다. 형사 사건에서는 무죄가 확정됐지만 민사 책임 여부를 두고 새로운 판단이 이뤄질 전망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는 이날 오후 국민연금공단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이번 소송은 국민연금이 과거 합병 결정으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민사 사건이다. 재판부는 향후 양측의 주장과 증거를 토대로 손해 발생 여부와 책임 범위를 판단하게 된다.
피고에는 삼성물산 법인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차장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과거 합병 과정에 관여했던 주요 인물들이 모두 소송 대상에 포함된 셈이다.
이번 소송의 청구 금액은 5억 1,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향후 재판 과정에서 전문가 감정 등을 통해 실제 손해 규모가 구체적으로 산정될 경우 청구액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이 회장 등에 대한 형사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된 점을 고려할 때 손해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된다.
해당 소송은 소멸시효 만료를 앞두고 제기됐다. 손해배상 청구의 소멸시효는 피해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10년이며 이번 사건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주주총회를 기준으로 2025년 7월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국민연금은 시효 만료 약 10개월 전에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문제가 된 합병은 2015년 5월 양 사의 합병 결의에서 시작됐다. 당시 합병 비율은 1대 0.35로 결정됐으며 같은 해 7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가결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서 합병 찬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문형표 전 장관과 홍완선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을 압박한 혐의로 각각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이재용 회장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지원을 요청하며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같은 형량이 확정된 바 있다. 다만 이후 진행된 별도의 형사 재판에서는 합병과 관련된 회계 부정 및 부정거래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이번 민사 소송은 형사 사건과는 별도로 손해 발생 여부와 책임을 따지는 절차다. 형사 재판 결과와는 별개로 민사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형사 무죄 판단이 민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합병 과정의 적정성과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이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손해 발생 여부와 책임 범위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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