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으로 한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가 잠잠해졌던 정몽규(64) HDC 회장이 이번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고발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정위는 정 회장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다수 계열사를 누락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17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김정기 상임위원이 주심을 맡은 소회의 의결에 따른 것으로 장기간 반복된 자료 누락이 핵심 사유로 지목됐다.
이번 고발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세 번째 대기업 총수 고발 사례다. 앞서 김준기 DB 창업회장과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이 지정 자료 허위 제출을 이유로 고발된 바 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제출한 지정 자료에서 매년 17개에서 19개 수준의 계열사를 빠뜨렸다. 중복을 제외한 실제 누락 회사는 총 20개로 확인됐다.
누락된 기업 상당수는 친족이 지배하는 회사였다. SJG홀딩스 등 12개 기업은 외삼촌인 박세종 SJG세종 명예회장 일가가 지배하고 있었으며 인트란스해운 등 8개 기업은 여동생 정유경 씨와 김종엽 대표 일가가 지배하는 구조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지배 관계와 친족 간 교류를 고려할 때 정 회장이 계열사 해당 여부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동생 일가 관련 회사는 인식 가능성이 ‘현저’하며 외삼촌 일가 회사 역시 ‘상당’ 수준으로 인지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도 관련 정황이 드러났다. HDC 임직원과 비서진은 친족 회사 누락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으며 해당 기업들로부터 계열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받은 뒤 예상 제재 수준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은 2021년 공정위가 정몽진 KCC 회장을 유사 사안으로 고발한 이후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정 회장이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친족을 직접 만나보도록 지시한 정황도 확인되면서 공정위는 이번 누락이 고의적 성격을 띤다고 판단했다.
누락된 기업들의 자산 총액은 1조 원을 넘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제외되면서 사익편취 규제와 공시 의무 적용을 받지 않았다.
박세종 명예회장 일가가 소유한 전시업체 쿤스트할레는 HDC 계열사와 건물 관리 업무를 중심으로 장기간 거래를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거래 구조가 제도적 감시를 벗어난 상태에서 유지됐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지정 자료를 허위로 제출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공소시효를 고려해 2021년 이후 누락분을 중심으로 제재를 진행했다. 향후 검찰 수사에서는 고의성 인정 여부와 책임 범위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