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을 겨냥한 미국의 대규모 공습 이후 서방 동맹국 사이에서 외교 갈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작전 과정에서 협조하지 않은 유럽 국가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군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은 스페인을 향해 “모든 무역 거래를 중단하겠다”라고 언급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이란 공습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 사이에 이어져 온 대서양 동맹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을 진행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이란 공습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장대한 분노(Epic Fury)’로 명명된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동맹국들이 협조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영국과 스페인을 직접 거론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대응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영국이 어리석은 섬 문제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게 행동하며 관계를 망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요청한 차고스 제도 공군기지 사용을 영국이 허용하지 않은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어 “우리가 상대하는 것은 윈스턴 처칠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스페인에 대해서는 더욱 강한 표현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은 정말 끔찍하다”라며 “스페인과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과의 모든 무역을 중단하겠다”라며 “재무장관에게 스페인과의 모든 거래를 끊으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스페인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국방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다만 실제 무역 중단 조치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연방대법원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에 따른 상호 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무역 제재의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스페인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제재 사유로 삼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번 공격은 정당화할 수 없으며 위험한 군사 개입”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인 정부는 국제법 논란이 제기되는 군사 작전에 자국 기지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미국의 군사 행동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 공습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동시에 프랑스는 자국 해외 기지 방어를 위해 핵 추진 항공모함 샤를드골함과 호위함을 지중해로 파견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프랑스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럽 자체 안보 체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안보를 위해 핵무기 보유량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이 유럽 안보에서 역할을 줄일 가능성에 대비해 유럽 국가들이 자체적인 방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유럽 국가들을 비판하면서도 독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메르츠 총리를 두고 “훌륭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NATO 수장인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환상적”이라고 평가하며 동맹국들 사이에서 다른 태도를 보였다.
메르츠 총리는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군사 행동과 관련해 “전쟁이 조기에 끝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NATO 역시 별도 발언을 통해 “이란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역량을 확보할 경우 중동뿐 아니라 유럽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군사 작전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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