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제9차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지도부를 대폭 교체하며 세대교체 신호를 분명히 했다. 빨치산 2세대 등 원로급 인사들을 전면에서 물러나게 한 이번 인사는 김정은 총비서의 권력 기반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장녀 김주애의 지위를 격상하고 후계 구도를 공식화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장녀 김주애의 후계자 내정과 김정은의 주석 지위 여부는 10차 당 대회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열린 9차 당대회 4일차 회의에서는 김정은 총비서 지위를 유지하는 결정서가 채택됐다. 동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원로 인사들에 대한 대거 교체가 단행됐다. 최용해, 리병철, 박정천 등 상징성이 큰 인물들이 중앙위원 명단에서 누락된 점이 주목된다.
최용해는 빨치산 2세대의 상징적 인물로 김정은 집권 초기 체제 안정 과정에서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리병철과 박정천은 핵·미사일 개발과 군사력 강화를 대표해 온 인사들이다.
이들의 누락은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물리적 목표가 일정 부분 마무리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개발 중심에서 운용과 실전 배치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대남 정책 라인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통일부는 대남 라인으로 분류되는 김영철, 리성권도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파악했다. 김영철 10국 고문이 빠지고 최선희 외무상이 포함된 점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해 온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김정관, 윤정호, 전승국 등 경제·건설 분야 실무자들이 전면에 등장하며 실무형 권력 구조로의 전환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후계 구도와 관련해서는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의 위상 변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2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주애가 현재 ‘후계 내정 및 후계 수업’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당대회에서 김주애에게 ‘당 중앙위원회 위원’ 등 직함이 부여될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집행부 명단에는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김여정 부부장은 8차 당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집행부에 이름을 올리고 주석단에 자리했다.
19일 시작된 9차 당대회는 2~3일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대남·대미 관련 성명과 북핵 언급이 나올지 여부도 관심사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당대회에서 대외 성명이 크게 준 점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세대교체와 권력 재편이 가시화된 가운데 후계 구도 공식화 시점은 차기 당대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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