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항소한 가운데, 재판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접 지시 정황이 법원 판단에 명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법원은 당시 주요 기관 봉쇄 및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판단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비상계엄의 실체가 재판에서 드러났다”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장관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소방청장에게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특검은 앞서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다만 직권남용 혐의 일부는 무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일련의 조치를 형법상 내란에 해당한다고 봤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등 관계자들이 지휘 체계에 따라 군과 경찰 병력을 동원해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점거하거나 출입을 통제하려 했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이는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 아래 다수인이 결합해 유형력을 행사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특히 이 전 장관에 대해서는 비상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기관 봉쇄 및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이를 소방청장에게 전달한 행위를 내란 중요임무 종사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고위 공직자로서 비상계엄의 법적 요건과 의미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단전·단수 협조 지시 직전 경찰청장과 통화하며 국회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고의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단전·단수 조치가 실제 실행되지 않았다는 점이 책임을 면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명시했다. 내란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전체 행위에 부분적으로 참여한 이상 기수에 이른 내란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과정에서 단전·단수 지시를 부인한 증언에 대해서는 위증으로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전직 장관의 유죄 판단을 넘어 비상계엄 당시 최고 권력자의 역할과 책임 범위를 사법부가 구체적으로 적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사안이라는 점이 판결문에 담기면서 향후 관련 사건 항소심과 다른 피고인 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 장관의 항소로 2심 판단이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1심 판결에서 확인된 지휘 체계와 지시 구조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항소심에서 어떻게 다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1심 판결은 단순히 한 전직 장관의 형량 문제를 넘어, 비상계엄 당시 의사결정 구조의 정점이 어디였는지를 사법적으로 처음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특히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아 전달했다’라는 사실관계가 법원 판단에 명시되면서 향후 항소심은 물론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재판에서도 지휘·보고 라인의 실체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이상민 전 장관의 항소는 개인의 형량을 다투는 절차를 넘어 12·3 비상계엄의 책임 구조 전반을 둘러싼 2라운드 공방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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