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설탕과 밀가루 가격 문제를 직접 언급한 직후 CJ제일제당이 관련 제품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대통령의 공개 발언과 맞물린 시점에서 주요 식품기업이 연이어 가격 조정을 단행하자, 물가 대응을 둘러싼 정부와 기업 간 긴장 관계가 다시 주목받는 모습이다. 업계 전반으로 인하 흐름이 번지면서 가격 형성 과정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한층 날카로워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일반 소비자용 설탕과 밀가루 전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초 업소용 제품에 대해 설탕은 평균 6%, 밀가루는 평균 4% 가격을 낮춘 데 이어 소비자용 제품까지 인하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백설 하얀설탕과 갈색설탕 등 설탕 제품 15개 품목은 최대 6%, 평균 5% 가격이 내려가며 백설 찰밀가루와 박력·중력·강력 밀가루 등 16개 품목은 최대 6%, 평균 5.5% 인하된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조치에 대해 “국제 원당과 원맥 시세 변동을 반영한 결정이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 흐름과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입장이지만, 인하 시점이 대통령 발언 직후라는 점에서 배경을 둘러싼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물가 상승 문제를 거론하며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그중에서도 설탕과 밀가루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우리나라 빵값이 다른 나라보다 유독 비싸다는 지적이 많은데 밀가루나 설탕 가격 때문 아니냐”라고 업체의 담합을 꼬집었다. 원자재 가격 구조와 시장 질서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공개적으로 나온 셈이다.

이와 맞물려 제분·제당 업계를 둘러싼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2019년 말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밀가루 가격의 인상 여부와 폭, 시기 등을 사전에 합의해 경쟁을 제한했는지를 수사해 왔다.
이후 설탕과 밀가루 등 생활필수품 가격 담합 사건과 관련해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사조동아원을 포함한 법인 16곳과 개인 36명 등 총 5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국내 설탕 시장을 과점한 제당사들의 담합 혐의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고 CJ제일제당 전·현직 임원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J제일제당의 가격 인하 이후 다른 업체들도 움직임을 보인다. 삼양사와 대한제분 등 주요 식품·제분 업체들이 잇따라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대한제분은 이달 1일부터 일부 밀가루 제품 가격을 평균 4.6% 인하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의 가격 조정 흐름이 단순한 원가 요인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검찰 수사 국면과 대통령의 강도 높은 물가 발언이 겹치면서 기업들이 여론과 정책 환경을 의식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정부의 물가 압박과 사법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식품업계 전반의 가격 정책 변화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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