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청와대의 불법 인사 개입을 주장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정면충돌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이 사장이 인사권 남용 혐의로 피소되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공사 내부 인사 문제에서 촉발된 이번 고소 사건은 정부와 공기업 수장 간의 갈등이 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단순한 법적 다툼 이상의 정치적 파장을 낳고 있다. 사건의 엄중함을 고려해 경찰은 해당 사건을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4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이학재 사장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직원 5명은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되며 수사선상에 올랐다. 고소장은 지난달 20일 인천공항공사 항공교육원 소속 수석 전임교수 2명에 의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소장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포함된 점 등을 고려해 사건을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 이관했다고 밝혔다.
고소인들은 이 사장 등이 지난 2023년 정부 지침에 따른 ‘직무급제’ 도입 과정에서 노조 동의를 얻기 위해 비조합원인 자신들의 인사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무급제는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 체계에서 벗어나 업무의 성격과 난이도, 책임도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경찰은 최근 고소인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소인들은 자신들의 부서장 보직이 부당하게 박탈당했다며 이 사장의 조처가 명백한 인사권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이학재 사장은 정부와의 갈등으로 정치권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12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당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아는 게 하나도 없다”, “말이 참 길다”라는 질타를 받았다. 대통령은 달러를 책갈피에 끼워 반출하는 행위와 관련해 질의했으나, 이 사장이 명확히 답변하지 못하면서 공개적인 질책이 이어졌다. 이후 이 사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통령과 꾸준히 대립각을 세워오며 정치권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공세의 수위를 높인 이학재 사장은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개최해 이재명 정부의 인사 개입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실무자들을 괴롭히지 말고 차라리 사장인 저를 해임하라”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도 그는 SNS를 통해 “현 정권은 불법 인사 개입에 대한 진솔한 인정과 사과 대신 치졸한 보복을 자행 중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특정 감사를 통해 자신과 공사를 압박하고 있다고 호소하며 “무도한 칼춤을 멈출 것”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경찰 수사는 이 사장이 추진한 직무급제 도입 과정의 인사 조처가 정당한 경영권 행사였는지 밝히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고소인들의 주장대로 위력에 의한 인사권 남용으로 판단될 경우 이 사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이 사건을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배당하며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한 만큼 비조합원의 보직 박탈이 협상 카드로 사용됐는지 여부가 이번 사건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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