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국회의 입법 지연을 정부 정책 추진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하며 전 부처에 행정력을 총동원한 ‘비상 대응’을 지시했다. 정부 출범 8개월을 맞은 시점에서 입법 성과가 저조한 수준에 머물자 이 대통령은 국회의 입법 처리 속도를 강도 높게 성토하며 부처 간 합동 관리 등 가용 수단을 모두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트럼프발 관세 압박 등 대외 악재가 맞물리며 발생한 위기감에 따른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되고 있다.
27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정부 정책 입법 속도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 출범) 8개월이 다 돼 가는데 정부의 기본적인 정책 방침에 대한 입법조차도 20%밖에 안 됐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임광현 국세청장과의 대화 도중 나왔다. 체납 국세 외 수입 징수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임 청장이 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국회의 입법 속도가 너무 느리다”라고 반응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계속 기다릴 수는 없으니 그 전이라도 각 부처 명의로 (인력을) 뽑아서 파견하든지 합동 관리를 해 주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임 청장이 “입법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아이 참 말을…”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이 대통령은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비상조치를 주문했다. 그는 “지금부터 시작하라. 2월에 된다는 보장이 없다”라며 “지금 국회에 계류된 법률이 수백 개인데 저런 속도로 해서 어느 세월에 될지 모른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상황이 이러니 미루지 말고 비상조치를 좀 하자”라며 “행정은 속도가 중요한데 기다리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최근 대외적 리스크와도 연결돼 있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무역협정 비준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에 대해 관세 인상 조치를 발표하면서 국내 입법 지연 문제가 국제 통상 압박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태에 대해 청와대는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나 세부 내용에 대한 설명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각 부처는 입법 없이 시행 가능한 행정 조치 검토에 즉각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협치 대신 행정부 독자 대응을 선택한 만큼 실제 정책 추진 속도가 얼마나 붙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조치를 비롯한 대외 변수가 맞물려 있어 정부의 비상 대응 체제가 대외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방어해 낼 수 있을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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