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타강사’로 유명한 현우진 씨와 조정식 씨가 수능 문항을 불법 거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사교육 시장의 대표 인물들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교육계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거액의 대가를 받고 출제 문항을 제공한 전·현직 교사들과 이를 매입한 대형 입시업체까지 ‘사교육 카르텔’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최태은)는 30일 현 씨와 조 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사교육 카르텔’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한 검찰의 보완 수사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현 씨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현직 교사 3명에게 문제 제작을 의뢰하며 총 4억 원 이상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 역시 같은 시기 교사들에게 8,000만 원 상당을 지급하고 문항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조 씨에게는 EBS 교재 출제에 관여했던 교사들과 수능 모의고사 출제 경험이 있는 인물들에게 EBS 교재가 발간되기 전 문항을 미리 받아낸 혐의도 추가됐다. 이는 ‘배임 교사’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공공기관 출제 문항의 사전 유출이라는 점에서 사안이 중대하다는 지적이다.
해당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조 씨는 “부끄러운 짓 절대 하지 않았다”라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번 기소를 통해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며 신뢰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두 사람 외에도 서울 강남 소재 대형 입시학원 두 곳의 관계자와 전·현직 교사 35명을 포함한 총 46명이 함께 검찰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일부 교사들은 사교육 업체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장기간 문항을 공급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 9월에는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하거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파견 경험이 있는 교사들이 문제를 외부로 유출하고 대가를 챙긴 사례도 확인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년간 ‘문항 세트’를 구성해 고정가에 판매하는 구조적인 거래 행태가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와 감사원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조치에 나섰지만 징계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감사원이 적발한 교원만 총 249명에 달했지만, 실제 징계가 완료된 인원은 10명에 불과했다. 특히 감사원이 ‘중대 비위’로 직접 징계를 통보한 29명조차 절반 이상이 징계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가장 많은 151명의 교사의 비위 사실을 통보받았지만, 그중 단 7명만 징계가 이뤄졌다. 일부 교사는 5,0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불법 수수하고도 ‘감봉 1개월’ 처분에 그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소는 단순한 불법 거래 차원을 넘어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계를 허물며 학습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정치권과 교육계는 사법적 처벌과 별도로 사교육과 공교육의 연결 고리를 끊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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