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의 유력한 후계자로 점쳐지는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국제무대에 등장한 직후 돌연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북한 후계자 구도 변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랑하는 자제’에서 ‘존귀하신 자제’로 호칭이 격상된 김주애는 지난 2022년 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김여정 부부장과 군부 핵심 인사가 김주애를 깍듯이 대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김정은에 대한 조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도 김주애는 자리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의 후계 구도가 흔들리기보다는 후계자인 김주애의 지나친 노출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속도 조절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주애는 지난 1월 신년 행사 이후 긴 공백기를 가졌고 이후 4월 말 신형 구축함 최현함 진수식에서 재등장했다. 또한 최근까지 약 3년간 식별된 김주애의 공개 활동은 40여 차례에 달하지만, 9월 김 총비서의 방중 동행 이후 현재까지 김주애의 행보가 포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기존에 가진 공백 기간보다 길다. 이 때문에 북한이 후계 구조 노출을 조정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잠행이 단순한 등장 조절이 아니라 후계 구도의 재정렬 과정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국제무대에 노출된 직후 곧바로 모습을 감춘 것은 북한 내부에서 “후계 테스트는 충분하다”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한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와 내년 초 당대회를 앞두고 김 총비서 단독 행보가 다시 강조되는 흐름을 유도해 김정은 1인 체제 메시지를 강화하려는 단계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가정보원 역시 국정감사에서 “중국 행사 동행 후 노출 빈도를 줄인 것은 후계 논의가 과도하게 주목받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관건은 김주애의 ‘다음 등장 무대’다. 군사 행사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경우 강경 노선 후계 전략을, 문화·외교 무대에 나설 경우 국제무대용 후계 이미지 조정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시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김주애가 현재 13세 안팎의 어린 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식 직함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김정은의 경우 정식 후계자로 인정받은 후 첫 공식 행사가 인민군 제851군부대 군인들의 협동훈련이었으며, 2010년 처음 부여받은 공식 직함은 ‘인민군 대장’이었다. 당시 김정은은 28세의 나이에 첫 공식 직함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아버지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30세가 채 되지 않은 나이에 최고 지도자에 올라 고군분투했던 그의 상황을 생각해 보더라도 김주애에 대한 본격적인 세습은 시간을 두고 서서히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비교적 이르게 김주애에 대한 노출을 시작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그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어 비교적 이른 나이에 김주애에게 불가피하게 세습이 진행될 가능성 또한 열려 있다. 이 경우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섭정에 나설 것으로 추측된다.
한 전문가는 “김 부부장이 섭정을 하면 섭정이 필요하지 않게 된 이후에도 권력을 내려놓지 않아 북한 내부를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여러 추측이 오가는 가운데 북한의 4대 세습을 상징하는 카드로서 김주애의 존재감 관리 전략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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