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계엄 지시 문건’을 건네받고 이를 정독하는 장면이 법정 공개 영상에서 포착됐다. 최 전 부총리가 그동안 “쪽지를 받았지만 제대로 보지 않았다”라던 기존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재판에서는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이 증거로 제출됐다. 해당 영상에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대통령실 대접견실로 돌아와 최상목 당시 부총리에게 A4 크기의 문건을 건네는 모습이 담겼다. 최 전 부총리는 문건을 두 손으로 세워 정독했고, 옆에 앉아 있던 한덕수 전 총리도 고개를 돌려 문건을 함께 확인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최 전 부총리의 국회 증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최 전 부총리는 국회 긴급 현안질문과 국정조사 당시 “신원 미상의 인물에게서 가로로 세 번 접힌 쪽지를 받았지만, 내용을 보지 않고 주머니에 넣었다”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실제 영상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직접 문건을 건네는 모습이 확인됐고, 문건은 접힌 쪽지가 아니라 펼쳐진 상태의 A4 용지였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 2월 6일 국회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비상계엄을 무시하기로 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지시 내용을 보지 않았다”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번 영상 공개로 이러한 증언의 신빙성은 크게 흔들리게 됐다.
해당 문건에는 ‘예비비를 조속히 확보하라’, ‘국회 관련 예산을 완전 차단하라’,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해 온 ‘경고용 계엄’이 아니라 국회 해산 및 통제를 전제로 한 실질적 계엄 계획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즉각 반발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14일 “최상목 전 장관이 쪽지가 아닌 문건을 찬찬히 읽는 모습이 확인됐다”라며 “국민을 상대로 한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한덕수 전 총리와 최상목 전 장관 등은 내란 방조 정황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국회에서 허위 증언을 했다”라며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법정에 공개된 이번 영상은 한덕수 전 총리의 내란 방조 혐의 재판뿐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비상계엄 수사에도 중대한 증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검은 “문건의 수신 경로와 전달 정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