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과도한 의전과 경호 요구를 쏟아내며 현지 정부의 반발을 산 사실이 드러났다. 경향신문의 단독 보도를 통해 당시 네덜란드 정부에서 외교적 부담을 이유로 한국 측 대사를 초치하며 외교 문제로 비화한 사건의 구체적인 정황이 한국 대사가 작성한 외교 문서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교부에서 확인한 전문 내용을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시 윤석열 정부가 행사 준비 과정에서 네덜란드 정부에 차량의 엔진 크기, 승강장 크기, 세부 동선 점검 등 불필요하고 과도한 의전을 수차례 전방위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네덜란드 측은 “지나치게 사소하다”, “매우 버겁다”라는 등 과도한 의전과 경호 요구에 부담을 표하면서 이를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네덜란드 측은 행사 전반에 걸쳐 “지엽적이고 지나치게 사소한 요청이 너무 많다”라며 준비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는 당시 대통령실과 대통령경호처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행사 차량의 엔진 사양, 왕궁 승강장 크기 측정, 일정별 세부 이동 경로 확인 등 세세한 요구가 반복된 데에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결국 네덜란드 외교부는 “핵심 사안만 협의하자”라며 한국대사관에 한국 외교부 본부와 논의해 요구를 조율할 것을 요청했다.

한국 측의 반복된 현장 답사 요청도 문제로 지적됐다. 당시 한국 정부 합동답사단이 이미 방문을 마친 이후에도 한국 측은 추가 답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측은 “과도하다”라며 최소화를 요구했다. 현지 왕궁과 관계 기관 또한 “모든 일정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버거운 수준”이라고 전했다.
경호 문제에서도 갈등이 불거졌다. 윤 전 대통령의 ASML 본사 방문 일정에서 한국 측이 다수의 경호 인력을 투입하려 하자, 네덜란드 측은 “국빈 경호는 우리 책임”이라며 “근접 경호원 1명 외 추가 인력은 불필요하다”라고 통보했다.
그럼에도 한국 측이 끝내 경호 강화를 추진하자, 네덜란드 정부는 “합의된 절차를 위반한 무리한 막판 요청”이라며 행사 현장에서 임의로 관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불가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조정식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보여준 과잉 의전과 비효율적 외교 운영이 국제적 신뢰를 훼손한 사례”라며 “외교부는 의전 중심의 낡은 관행을 버리고 실용적이고 절제된 외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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