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크레센도빌딩 매각
DWS자산운용 3,900억 원
평당 3,500만~4,000만 원 형성
현재 국내 1위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사용 중이면서 옛 대우건설의 본사로 알려진 광화문 크레센도 빌딩이 매물로 나와 부동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광화문에 위치한 서울 파이낸스센터(SFC), 을지로 미래에셋증권 본사(센터원)를 비롯해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의 핵심 오피스 빌딩이 다수 매물로 나오고 있어 서울 전역에서 상업용 오피스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불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오피스 시장과 달리 한국 오피스 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서울 주요 권역 우량 오피스가 매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DWS자산운용(옛 도이치자산운용)은 최근 서울 광화문 인근 크레센도빌딩 매각을 위해 부동산 컨설팅 회사, 회계법인 등에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센도 빌딩의 경우 지하 7층~지상 18층, 연면적 54,672.3㎡ 규모의 프라임 오피스 빌딩으로, 주요 업무 권역인 광화문·시청 일대에 있어 내로라하는 운용사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해당 빌딩은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75에 위치하고 지하 7층~지상 18층, 연면적 5만 4672.32㎡ 규모를 자랑한다.
크레센도 빌딩의 원소유주는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지난 2000년 준공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옥으로 사용해 왔다. 다만,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해 해당 빌딩을 본사로 쓰게 하면서 대우건설 빌딩으로 불리기도 했다. 대우건설 빌딩으로 불리던 크레센도 빌딩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에 지난 2009년 제이알투자운용이 2,400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당시 거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건물 매각 후에도 계열사인 금호생명과 대우건설이 5년간 임차하는 조건이었으며 대우건설이 2,867억 원에 다시 건물을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도 보장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지난 2013년 제이알투자운용이 3,900억 원에 크레센도빌딩을 DWS자산운용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콜옵션을 행사해 약 1,100억 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대우건설은 지난 2019년까지 크레센도빌딩을 사용하다가 을지 트윈타워 서관으로 이전했고 금호아트홀도 그해 폐관하며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신규 임차인으로 들어와 빌딩 전체를 쓰는 중이다.
국내 1위 로펌이 전체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과 지하철 5호선인 광화문역이 인접해 우량 자산으로 평가받는 크레센도 빌딩은 서울 핵심 업무권역인 도심권역(CBD)에 있는 만큼 3.3㎡당 3,000만 원 중후반~4,000만 원 초반에서 매각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연면적 환산할 경우 총매각가가 6,000억~7000억 원 사이에 형성된다. 실제로 앞서 DWS자산운용이 지난해 크레센도빌딩 맞은편에 있는 콘코디언빌딩을 6,300억 원에 매각한 데 이어 종각역 인근 타워8 빌딩도 5,500억 원에 팔았다는 점에서 매각가가 더욱 높게 책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크레센도 빌딩의 매각에 대해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DWS자산운용이 내년에 도래하는 펀드 만기를 앞두고 미리 크레센도빌딩 매각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자산들을 정리하고 있다”라며 “서울은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몇 안 되는 시장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풀이된 DWS 자산운용이 지난해부터 국내 우량 자산을 연이어 팔고 있는 행보와 일맥상통한다.
한편, 크레센도빌딩과 더불어 서울역 인근 KDB생명타워도 매각 작업이 시작됐다는 점과 강남, 여의도 등의 도심 권역의 오피스 빌딩 매물이 속속들이 등장하며 상업용 오피스 시장이 정점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는 국내 부동산 큰손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최근 서울 파이낸스센터(SFC)를 24년 만에 시장에 내놨다는 점에서 제기되는 시각이다. GIC의 특성상 부동산 자산을 계속 보유해 안정적 수익을 내는 것과 달리 한국 시장에서 SFC 평가 가치가 가장 높은 시점에 자금회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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