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구조조정 없는 승계 원해
‘의리의 사나이’로 불려
대한민국의 재계 총수 중 ‘김보성’보다 더한 ‘의리’를 강조하며 경영을 펼치는 인물이 있다. 의리 경영으로 익히 알려진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이다. 그는 29세의 젊은 나이로 그룹 총수에 올라 임원들에게 만만해 보이지 않기 위해 ‘올백 머리’를 고집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승연 회장의 경영 이념은 ‘신용과 의리’로 그는 부친의 갑작스러운 타계 이후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며 한화그룹을 키워나갔다. 다만 국제금융 위기가 국내 굴지의 기업들을 덮친 지난 1997년 한화는 IMF 발 외환위기를 거치며 전략을 되돌아보는 시기를 보내야 했다.
당시 내수와 대출 시장이 모두 얼어붙으며 한화는 1,200% 수준의 부채비율이라는 뼈아픈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그룹의 계열사 중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32개였던 계열사를 24개로 줄이며 부채 비율을 130%대까지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그에게는 ‘구조조정의 마법사’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이는 계열사를 줄이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 아닌 ‘고용 승계’를 목표로 구조조정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IMF 당시 한화는 한화기계 베아링사업, 한화 자동차부품 등을 외국자본(독일 FAG, 캐나다 테스마)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최우선으로 삼아 실제로 고용 승계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베어링 사업부 소속 임직원 1,550명 전원과, 한화 자동차부품 임직원 중 194명이 인수사에 고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김승연 회장은 바스프 우레탄, 한화NSK정밀 등 계열사 매각 시에도 고용승계 원칙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성과를 거둔 인물로 정평이 났다.
이어 한화에너지의 경우 현대정유에 매각됐는데 당시 김승연 회장은 매각금 20~30억 원을 덜 받는 것을 감수하며 직원들의 정리해고 없이 고용 승계가 없도록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현대정유로의 이직을 원치 않는 직원들에게는 한화에서 계속 근무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며 진정한 ‘의리 경영’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실제로 그는 “20~30억 원을 덜 받아도 좋으니, 고용승계를 해주시오”, “현대정유에서 해고되더라도 마지막 한 사람까지 다시 한화에서 받아주겠습니다”와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승연 회장의 이런 노력에도 모든 이들에게 완전 고용승계를 적용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당시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1997년 한 해에만 한화의 임원 30%에 해당하는 100명과 직원 8%에 해당하는 1,500여 명이 한화그룹을 떠나야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두고 김승연 회장은 ‘마취 없이 폐를 잘라내는 심정’ 등 노골적인 표현으로 여러 차례 전하며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승연 회장의 원칙은 더욱 굳건해졌다. 특히 IMF 당시 구조조정의 기억을 바탕으로 지난 2012년 독일 태양광 기업 큐셀 인수(현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6년에 걸친 삼성과의 방산·화학 부문 4개 사 빅딜까지 김승연 회장은 고용승계 원칙을 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승연 회장은 ‘신용과 의리’라는 경영 이념을 필두로 대한민국 최고의 상남자로 평가되어 왔다. 다만, 이같이 김승연 회장의 앞에 의리라는 별칭이 붙는 이유는 마냥 긍정적인 면모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지난 2007년 특수폭행 보복 사건으로 인해 부정적인 면모 역시 함께 담겼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김승연 회장은 청담동의 클럽에서 술을 마시던 둘째 아들이 다른 일행과 시비가 붙어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아들의 폭행 피해 사실에 분노한 김승연 회장은 가해자를 추적해 역으로 직접 폭행하는 등 보복성 폭행을 감행했으며 사건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 현직 경찰을 매수하고 조직 폭력배 두목에게 돈을 지급하는 등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댓글2
한화맨
올해만 희망퇴직을 가장한 권고사직이 넘쳐나는데 무슨 신용과 의리? 희망퇴직 불응시 불합리한 인사이동과 직무전환을 예고하며 희망퇴직 강요중~~!
정은구
요즘 김승연회장 홍보 엄청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