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찬다” 40년 만에 본선 진출 실패한 축구협회, 요즘 뭐하는지 봤더니…

정몽규 회장 CEO 리스크
40년 만에 본선 진출 실패
“무책임한 자세로 일관”

인도네시아에 발목을 잡혀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라는 ‘참패’를 기록한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후폭풍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한국 축구의 수장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모습을 보이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며 축구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6일 카타르 도하에서 치른 인도네시아와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 축구팀은 2-2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 끝에 10-11로 패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회는 오는 7월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해 개최된 경기다. 본선 진출을 위해 아시아 국가에 배정된 축구 종목 출전권은 3.5장으로, 최소 3위 이상을 기록해야 파리 올림픽 출전 티켓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4위가 되어도 아프리카 지역 4위를 기록한 기니와의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국이 8강에서 최종 탈락하며 PO 희망까지 잃으며 1988 서울 대회부터 2020 도쿄 대회까지 9회 연속으로 이어온 올림픽 본선 진출 기록에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를 통해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오르며 세계 신기록을 달성한 한국은 이번 파리행까지 확정하며 연속 진출 기록을 10회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삼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패한 것이다.

1984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무려 40년 만에 한국 남자 축구가 올림픽에 가지 못하게 된 초유의 사태에 축구 팬들의 분노가 끓어오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비난의 시선은 한국 축구의 수장인 정몽규 회장을 향했다.

경기 결과를 들은 직후 KFA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는 2시간여 만에 1만 여 개의 댓글이 주렁주렁 달리며 축구 팬들의 분노를 짐작할 수 있었다.

댓글에는 선수단의 부진한 경기력 못지않게 체계적인 지원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한국축구협회가 지난 3월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에 매진해야 할 황선홍 감독을 A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한 결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한국 국가대표팀을 이끈 황선홍 감독은 지난달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모든 분들, 그리고 우리 선수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이며 심심한 사과를 전했다.

당초 황선홍 감독에게 지난 3월 A대표팀 ‘투잡’을 맡기면서 올림픽 대표팀에 온전히 집중할 상황을 보장하지 않은 정해성 전력 강화 위원장은 입을 닫았다.

아직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정해성 위원장은 황선홍 감독의 ‘투잡’ 선임 당시 “모든 것에 대해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을 때 어떻게 할 건지는 전력 강화 위원장으로서 책임지겠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제 정해성 위원장은 자기 말에 대한 책임을 질 차례로 보인다.

이어 가장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된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의 모습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점은 축구 팬들의 분노를 키웠다.

정몽규 회장의 대처는 축구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된 것에 대해 축구 팬, 축구인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짧은 입장문으로 대체되었다.

정몽규 회장이 지난해 축구인 사면 결정 발표 뒤 취소, 올해 A대표팀의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 패배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번 올림픽팀 23살 이하 아시안컵 4강행 좌절 등으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이번 사태 탓에 더욱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추측된다.

비판적인 여론을 생각해 정몽규 회장이 무턱대고 물러나는 것도 무책임한 일로 보인다. 정몽규 회장 역시 적절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당초 축구인 사면은 형식적으로나마 내부 논의 과정을 거쳐 회장이 재가한 것인데, 공표 다음 날 ‘없던 일’로 말을 바꾸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내분을 관리하지 못해 무능한 지도자로 각인된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에 회장의 친분이 작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비난의 목소리가 커진 데다가, 짧은 입장문 하나만으로 책임을 대신하려 하니 축구 팬들의 원성이 잦아들 리 없다.

대한축구협회 내부에 과거 축구인이 맡았던 전무이사가 없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정몽규 회장이 지난해 사면발표를 철회하며 아이디어가 많은 젊은 축구인들이 떠나게 된 것이다.

모든 일을 정몽규 회장이 할 수 없기 때문에 행정 실무와 관련한 업무는 문체부 차관 출신의 상근 부회장이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근 부회장이 축구 현장에 대한 감각이 축구인보다 떨어지는 편이며 선수들의 의견이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에 한계점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컨트롤 타워도, 행정력도, CEO의 리스크도, 시스템의 부재와 한계도 극복할 수 없다면 적어도 축구협회가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에 대해 적절한 사과를 전하며 후속 조치를 진행했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축구협회가 지금까지 짧은 입장문 외에 어떠한 사과나 재발 방지와 같은 대책 마련에 대한 말을 꺼내지 않았기 때문에 축구 팬들의 원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규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정해성 전력 강화 위원장이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무책임한 자세로 일관한다면 축구 팬들의 반발을 잠재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가 내부적인 논의를 통해 지나간 일을 되돌아보고 대책 마련과 개선방향점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비난의 여론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SNS에 “이강인 파동 때 미온적인 대처로 난맥상을 보이더니 사람이 없어서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A대표팀에) 겸임시켜 이 꼴이 되었느냐”고 말하며 ) 한국 축구 그만 망치고 나가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여 “숱한 국민 감독 놔두고 또 끈 떨어진 외국 감독 데리고 오느라 부산을 떤다”고 밝히며 “먹튀 클린스만에게 물어줘야 할 위약금은 당신이 부담하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