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투기 세력의 성지
투기꾼 ‘매점매석’ 영향
최근 매맷값 상승·공급 부족

최근 울산 아파트 전셋값이 주간 상승률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울산이 투기 세력의 성지로 여겨지며 아파트값이 급상승했던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투기 세력이 울산의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당시 전문가들은 울산 집값이 크게 뛴 현상을 두고 부동산 정책의 영향으로 인한 풍선효과가 아닌 투기 세력의 부동산 범죄로 인한 영향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이들은 평소에 나온 아파트 매매 물량을 매점매석하여 가격을 크게 올려놓았다. 이어 매매가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문을, 언론을 통해 퍼트려 투기 세력 내에서 실제 매매가보다 낮은 가격을 담합 했다.

지난 2020년 국토교통부는 울산 중구와 남구를 비롯한 부산 9곳, 대구 7곳, 광주 5곳 등 전국 36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는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업계에서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풍선 효과’로 보는 시각이 있었으나, 울산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기인 이유를 부동산 범죄를 전문으로 하는 투기 세력에 두고 있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울산시는 부동산 안정화 정책으로 ‘투기 세력 유입 방지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일례로 울산을 장악한 투기 세력은 매물 10건을 건당 8억 원 선에 모두 매입해 내부 거래를 통해 12억 원에 매매하는 소문을 내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후 찾아오는 실거주자에게 10억 ~11억 원 선의 담합 가격으로 되팔아 차익을 챙겨 범죄 이익을 꾀했다. 즉, 공급 물량을 매점매석하고 평소 가격대의 매물을 없애버림으로써 평소 아파트값 시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집을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눈치챈 울산시는 발 빠르게 기획 조사에 돌입했다. 특히 보름 동안 1만 313건의 부동산 거래를 조사한 결과 기존 거래와 가격 변동이 큰 의심 거래 13건, 가격담합이 의심되는 거래 신고 취소 493건을 찾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구체적으로 중구 150건, 남구 306건, 북구 36건, 동구 89건, 울주군 58건 등 고가 아파트단지 위주로 적발됐다. 이와 더불어 울산시는 자금 편법 증여가 의심되는 미성년자 거래 4건, 현금거래 3건, 법인 자금 유용 등 탈세 의심의 법인 간 거래 126건 등도 찾아내 총 639건을 국세청 통보하고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5년이 지난 현재 울산시의 아파트값은 어떨까? 최근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전국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울산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개월 연속으로 75%를 웃돌고 있으며 전세 매물은 줄어 매매를 원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지난 12일 기준)은 올해 들어 0.12% 증가했다. 특히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격이 오른 곳은 서울(1.53%)과 세종(0.52%), 울산이 유일하다.
또한, 울산 아파트값은 지난 2월 3일(0.03%) 이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일례로 울산 남구 신정동 ‘신정롯데킹덤’ 전용면적 185㎡는 지난달 24일 15억 원에 거래됐다. 이는 같은 달 10일 같은 면적이 13억 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사이 2억 원가량이 오른 결과다.

매맷값과 더불어 전셋값 역시 치솟고 있다. 울산시의 전셋값은 올해 들어서만 1.05% 올랐다. 동 시기 전셋값 상승률이 1%를 넘긴 곳은 울산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이어 KB부동산 기준 전세가율은 76.18%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서면 전세 수요자는 주택 매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본다.
한편, 전문가들은 울산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띤 것을 두고 공급 부족 및 매수와 외지인 투자 증가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울산에는 5,653가구가 준공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듬해 울산에 준공되는 아파트는 절반 이상 줄어든 2,632가구가 될 전망이다. 즉, 누적된 공급부족이 당분간은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울산 집값이 바닥을 다진 뒤 회복세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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