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수생태계 지표종
서식지 파괴·로드킬 위기
최근 도심 곳곳에서 모습

당초 깨끗한 환경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수생태계의 지표종으로 여겨지던 수달이 도심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어 시민들의 이목이 쏠린다. 수달은 생태계 건강을 나타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최근 전국의 여러 하천에서 수달이 잇따라 목격되고 있지만, 이들이 처한 생존 환경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이는 서식지 파괴와 로드킬 같은 위협이 여전히 큰 문제로 남아 있어, 구체적인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부산, 충남, 경북 등지에서 수달이 연이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기장군 좌광천에서는 산책 중이던 주민이 수달 두 마리를 목격하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된 영상 속 수달들은 주변을 살핀 뒤 물속으로 유유히 헤엄쳐 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같은 날 충남 내포신도시 홍예 공원 인근에서도 수달 세 마리가 목격되었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한 마리만 등장했으나, 전문가들은 어미와 새끼 두 마리로 구성된 가족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경북 영주 서천에서도 수달 두 마리가 물고기를 문 채 물속을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이처럼 여러 지역에서 수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해당 지역의 생태계가 일정 수준 이상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수달 목격이 늘어난 것을 두고 단순히 서식 환경 개선에 따른 개체 수 증가로 결론지을 수는 없다.

당초 수달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이들을 ‘준위협(NT)’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처럼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달의 모습이 도심 곳곳에서 목격되자 일각에서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수달이 처한 위협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밀렵과 사냥이 주요 문제였다면, 현재는 서식지 파괴와 로드킬이 큰 위험 요소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천 개발과 도로 확장으로 인해 수달의 이동 경로가 차단되면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광주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광주에서 로드킬로 사망한 수달은 13마로 확인됐다.

특히 이 중 9마리가 하천 주변 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간 활동이 수달 서식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동 경로에 생태통로를 설치하거나 도로 구조를 개선하는 등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수달이 자주 목격되었다고 해서 그들의 생존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으로 보인다. 특히 수달은 수컷 기준으로 강줄기를 따라 최대 15km까지 이동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일정 지역에서 목격 빈도가 높아졌다고 해서 반드시 해당 지역에서 개체 수가 늘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다만, 시민들이 수달 보호에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수달 보호를 위한 사회적 노력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우연히 수달과 마주쳤을 때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이에 대해 한 생태 전문가는 “수달은 위협을 느끼면 물속으로 숨어버리는 습성이 있다”라며 “갑작스레 다가가거나 큰 소리를 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수달을 발견했다면 조용히 지켜보며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가장 좋은 대응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는 인간과 야생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배려로 보인다. 이는 수달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생태계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상징적 존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 목격 사례가 늘어난 것이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서식 환경과 이동 경로의 개선 없이는 수달의 생존이 장기적으로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즉, 수달 보호는 곧 우리의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로드킬 방지, 서식지 복원, 생태통로 설치 등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신속히 마련되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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