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KAI·LIG·현대로템
수주 잔고 100조 원 눈앞
한화, 영업이익 3,000% 증가

최근 K 방산 ‘빅4’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일제히 호조를 보인 가운데 관련주가 급등세를 보여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방산업계가 사상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지에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면서 단기적으로 K 방산의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 방산 빅4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수주 잔액은 총 1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공격적인 수주 전략과 글로벌 생산 인프라 확대로 국제 방산 시장에서 그 위상을 나날이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유럽, 중동 등 주요 방산 수출 시장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빠른 납기와 우수한 성능을 강점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이날 방산업계에 따르면 K-방산 빅4의 총수주 잔액은 약 94조 9,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1조 4,000억 원, KAI 24조 7,000억 원, LIG넥스원이 20조 원, 현대로템이 18조 8,000억 원 등이다. 이처럼 각 사가 다년간의 수주 물량을 확보한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두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출 비중은 65% 달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화가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지대공 유도무기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폴란드, 루마니아,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대형 계약을 성사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올해 1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78% 증가한 5조 4,842억 원, 영업이익이 3,060% 증가한 5,608억 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는 자회사 한화오션의 매출이 실적에 100% 반영된 결과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와 주요 방산 제품의 수출 호조가 더해진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적 호조에 대해 회사 측은 올해도 폴란드와 인도 등 주요 수출국들과의 추가 계약이 반영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도 매출과 영업이익의 급등을 기록하며 한화그룹 전체 방산 사업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어 K 방산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현대로템은 유럽 시장에서 K2 전차의 성공적인 수출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180대 규모의 1차 계약을 완료한 데 이어 820대 규모의 2차 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며, 루마니아와 중동 시장에서도 추가 계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 2,230억 원, 영업이익 2,0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5%, 366.8%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K2 전차는 현대로템의 대표 제품으로, 우수한 성능과 경쟁력 있는 가격 덕분에 유럽 및 중동 방산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21과 FA-50 등 국산 전투기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1분기 실적은 매출 6,993억 원, 영업이익 4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2.5% 감소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주요 사업 납품 일정이 하반기에 집중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AI는 하반기부터 폴란드와 말레이시아 수출 프로젝트의 매출 반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KAI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LIG넥스원은 천궁-II 미사일을 필두로 중동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국가들과의 대규모 계약이 실적에 반영되며 수주 잔액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분기 실적은 매출 7,600억 원, 영업이익 580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인수한 미국의 4족 보행 로봇 업체 고스트로보틱스의 당기순손실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천궁-II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어서 연간 실적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방산업계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것은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돼 주요국 등의 방위비 증액이 이루어진 결과로 보인다.
한편, 방산 수출 호조와 함께 방산 관련 주식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서 방산주와 조선주의 목표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한화오션의 경우 목표주가가 전년 말 대비 102.92% 증가한 7만 9,813원을 기록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도 전년 대비 8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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