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민덕희’ 김성자 씨
3,200만 원 사기당해
‘범죄 피해 재산 환부’ 불가 통지

2024년 1월 24일 개봉한 영화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바로 2016년 경기도 화성시의 세탁소 주인 김성자 씨 이야기이다. 김성자 씨는 당시 보이스피싱으로 인해 3,200만 원가량의 피해를 보았다. 그녀는 처음에 경찰에 신고했지만, 미온적인 대처에 실망해 본인이 직접 증거 자료와 조직원들의 정보를 입수하기 시작했다.
김 씨가 정보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끈질긴 성미 때문이었다. 매일 보이스피싱범에게 연락하던 어느 날 “총책 정보를 알려줄 테니 우리 좀 도와달라”라는 피의자의 연락을 받고 그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정보를 모았다.

이에 총책이 설날을 맞아 입국한다는 말을 듣고 총책의 사진, 항공편 등의 정보를 입수해 총책을 직접 잡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경찰에게 정보를 넘겼으나 여러 핑계로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이후 김 씨의 노력에 힘입어 경찰은 결국 총책을 검거했고, 범인에게서 억대의 돈을 몰수했다.
김 씨의 결정적 제보로 보이스피싱 총책급 조직원을 비롯해 6명이 검거됐고, 피해자 72명의 피해액 1억 3,500만 원이 확인됐다. 보이스피싱 범행이 진행 중이던 234명의 추가 피해도 막았다. 그러나 김 씨는 피해금은 물론 포상금도 받지 못했다.

이러한 사연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를 모티프로 지난해 1월 영화 ‘시민덕희’가 만들어져 화제가 됐다. 그제야 김 씨는 ‘공익신고자’로 인정받아 포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 대검찰청이 국민권익위원회에 김 씨의 포상금 지급을 추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신고자의 사건 해결을 위한 노력과 공익 증진 기여를 높게 평가해 김 씨에게 사기 피해 금액의 약 2배인 포상금 5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수원지검에 신청한 범죄 피해 재산 환부가 불가능하다는 통지를 받은 것이다. 신청을 검토한 수원지검에서는 “신청인은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3항·1항에 따라 환부를 신청한 것으로 보이나, 2016년 사건의 몰수 선고는 형법 제48조 제1항에 근거한 것으로 부패재산몰수법에서 정한 환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부패 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6조(이하 부패재산몰수법)에서는 “범죄피해자가 그 재산에 관해 범인에 대한 재산 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보상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몰수·추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몰수 선고’ 당시 적용한 법 조항이 달라 환부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검찰의 범죄 피해 재산 환부 제도는 2019년에 개정된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마련됐는데, 김 씨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시점은 법 개정 전인 2016년이기 때문이다.

김 씨 측은 해당 결정에 불복하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관계자는 “시간이 많이 지나 피해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돈을 받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피해자가 돈을 환수받기 어려운 현실을 알리고, 원금의 일부라도 돌려받는 선례를 만들고자 소송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 측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기는 쉬워도 원금을 돌려받기는 무척 어려운 편”이라며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법정 공방을 진행해 피해자들에게 좋은 판례를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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