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의료 과실 사망 집도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금고 1년
의료 면허 재교부 무제한 신청 가능

가수 고(故) 신해철을 의료 과실로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가 또 다른 의료 과실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강모(55) 씨에게 1심과 동일한 금고 1년을 선고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교정시설에 수용해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지만, 노역을 강제하지 않는 형벌이다. 재판부는 강 씨가 2014년 7월 60대 남성 환자의 대퇴부 심부 정맥 혈전을 제거하는 수술 중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하여 혈관을 찢어지게 만들어 환자를 사망하게 한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비록 피고인이 3천만 원을 공탁했지만, 사망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해 엄벌이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하며 강 씨의 업무상 과실이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강 씨는 수술 도중 환자와 보호자의 동의 없이 개복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환자가 수술 후 상급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다. 재판부는 강 씨가 수술 중 대량 출혈을 해결하기 위해 수술 범위를 확대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업무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강 씨의 의료 과실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4년 10월 고 신해철 씨의 위 밴드 수술을 집도한 뒤 열흘 만에 신해철 씨가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사건으로 강 씨는 2018년 5월 대법원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또한, 2013년에는 30대 환자에게 복부성형술과 지방흡입술을 집도한 뒤 업무상 과실로 흉터를 남긴 혐의로 금고형을 선고받았으며 2015년에는 호주 국적의 환자에게 위 절제 수술을 시행한 뒤 후유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금고 1년 2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강 씨는 반복적으로 의료 과실을 저질러 여러 차례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의사 면허는 2018년에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은 후 취소되었으나 의료법상 면허가 취소되었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면허 재교부를 신청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면허 취소 후 1년에서 3년이 지난 후에는 재교부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강 씨의 경우에도 이에 따라 향후 재교부 신청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큰 우려의 목소리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의사 등 의료인의 면허 취소 후 재교부를 신청하는 횟수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의료법에 따르면 면허가 취소된 의료인은 제한 없이 재발급을 신청할 수 있어 무리하게 반복 신청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의료법은 의료인 면허 재교부를 무제한으로 신청할 수 있어 행정적인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라며 “재교부 신청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면허 재교부를 2회 이상 신청한 의료인은 83명에 달하며 이 중 일부는 10회 이상 재교부를 신청한 사례도 있었다.
한 의료인은 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불복하며 11번의 신청을 했고 6회 이상 재교부 신청을 한 10명은 결국 면허를 돌려받지 못했다. 이처럼 면허 재교부 신청 횟수가 반복되면서 행정력이 낭비되고 일부 의료인은 ‘계속 신청하면 결국 재교부받을 수 있다’는 인식 속에서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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