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청년몰 ‘청년구단’
20억 원 세금 투입돼
원도심 입지로 불리해
지난 2018년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대전 청년몰인 ‘청년구단’에 “2~3년 있으면 주저앉는다”라는 일침을 가했다. 당시 해당 방송에 출연한 청년 사장님들이 점포당 평균 3~4개의 메뉴를 취급하여 중복 발생을 우려한 노파심에서다.
하지만 백종원 대표의 예상은 여러 이유와 함께 적중했다. 대전 동구 원동에 자리 잡은 ‘청년구단’은 지난 2017년 개점한 지 4년 만에 문을 닫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이른 폐업에 인근 주민들은 ‘세금 낭비’라며 지적하기도 했다.
대전시 등에 따르면 대전 청년몰 ‘청년구단’ 사업에는 세금 20억 원이 투입되었고, 건물 꼭대기에 올려진 왕 냄비’ 모형의 조형물은 9,200만 원이 들었다고 한다. 이에 세금 낭비 지적이 잇달아 발생하는 등 논란이 있다 결국 폐업하게 되었다.
이곳은 대전 동구 원동 전통시장인 ‘중앙 메가프라자’ 내 20개 점포를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통해 20~30대 청년에게 빌려주는 프로젝트로 국비 7억 5,000만 원이 투입되었다. 여기에 대전시 예산 등을 더해 총 20억 원의 세금이 들어간 것이다. 대전 상인회에서도 1억 5,000만 원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년구단’에 대해서 시는 젊은 감각을 가진 20~30 청년 자영업자가 입점하면 침체한 지역 상권이 다시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이에 시는 마케팅 홍보를 위해 건물 꼭대기에 가로 3.82m, 세로 2.54m 크기 ‘왕 냄비’ 조형물을 올려 유명세를 노렸다.
또한 청년구단은 최초 1년 동안은 임대료를 면제해 주었으며, 이후에는 월세 16만 5,000원을 받기로 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이에 이곳에는 파스타·스테이크 밥·초밥·치킨 부리토 등의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줄줄이 입점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매출 부진으로 총 8개 점포가 영업 중단을 알렸으며, 이후 2021년 6월 말에는 모든 점포가 폐점하면서 대전시 청년몰 ‘청년구단’의 원대한 꿈을 이른 종료를 맛봤다. 그렇다면 시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이곳이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전시 청년몰 ‘청년구단’이 자리 잡은 ‘중앙 메가프라자’가 경쟁력 없는 입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지적했다. 이 건물은 원도심에 있어 유동 인구가 적으며 인근 업종으로 한복점 등이 있어 식당과 성격이 맞지 않는 것도 이유로 꼽혔다.
지난 2021년 청년 자영업자가 떠난 ‘청년구단’의 건물은 지난 2022년 문화예술 향유 공간인 ‘디캔센터’로 탈바꿈됐다. 이곳은 대전 문화예술 네트워크협동조합을 통해 운영한다. 당시 디캔센터에는 커피숍 창업 등을 돕는 가배로스터스운영본부와 우쿨렐레·통기타 등 악기를 파는 업체, 사진·영상 관련 스튜디오 운영업체 등 10여 개의 업체가 입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디캔센터 역시 해당 건물에서 운영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자체의 관심 부족과 함께 예산 지원이 전혀 없다며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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