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이 재계 ‘금기’ 깨고 방송 출연한 이유, 분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SBS 예능 ‘식자 회담’ 출연
대한상의 국가 발전 프로젝트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진을 향해 “촉을 높이 세우고 기민하게 대응하자”고 당부를 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거 그가 재계의 ‘금기’를 깨고 방송에 출연한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최태원 회장은 서울 종로구 서린 사옥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회의를 열고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 설루션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회의에서 11월 미국 대선과 9월 일본 총리 선거,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의 경기침체 장기화 등이 글로벌 사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사업·시장별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태원 회장은 회의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AI와 반도체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야 하는 우리의 과제는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감당해야 할 일”이라며 “나부터 더 열심히 앞장서 뛰겠다”고 밝혔다.

최근 경영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과거 재계의 금기를 깬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한 기업의 총수라고 할만한 인물이 TV 방송에 출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일반 시민들이 재벌 총수의 모습을 방송으로 확인하는 경우는 ‘뉴스’ 프로그램에서만 접할 수 있었다.

예외적으로 지난 몇 년간 더 본 코리아의 백종원 대표가 방송을 휩쓸었지만, 그 외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가 직접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대기업 총수들이 방송 출연을 고사하는 경향은 다양한 이유에서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기업 총수의 경우 일상이 매우 바쁠뿐더러, 일정을 빼야 한다면 그만큼의 높은 출연료도 맞춰줘야 하므로 제작단가를 크게 벗어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탈세 의혹 등 기업 이미지가 나쁜 경우도 제외해야 하는데 기업 총수의 경우 이를 모두 배제할 수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대기업 총수의 TV 등장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재계에 만연하게 퍼져있는 ‘금기’를 깬 회장이 등장했다. 바로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다. 지난 2022년 최태원 회장은 SBS의 신규 프로그램 ‘식자 회담’에 고정패널로 출연해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선 바 있다. SBS의 설명에 따르면 식자 회담은 음식과 지식이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아 한식 산업의 분야별 문제와 해법을 논의하는 프로그램으로 확인됐다.

해당 프로그램에 최태원 회장은 가수 이찬원, 방송인 전현무 등과 함께 MC 역할을 맡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최태원 회장이 왜 재계의 금기를 깨고 방송에 출연한 것과 더불어, MC까지 맡았을까?

이는 식자 회담이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법 모색을 위한 국가 발전 프로젝트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2021년 국민 아이디어 공개 오디션 ‘아이디어 리그’를 시즌1로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대한상의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어 ‘식자 회담’에서도 식자 단장을 맡아 토크를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프로그램의 방영 이후 대한상의는 두 달간 방영된 ‘국가 발전 프로젝트: 식자 회담’에서 논의된 주제에 대해 국민을 대상으로 ‘한식 산업화 아이디어’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시 국가 발전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던 최태원 회장의 지시에 따른 행보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식자 회담 최종화를 통해 “한식 산업화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방송을 보고 국민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직접 들려주시면 함께 힘을 모아 한식 산업화의 목표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1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20억 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에 대해 양측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그대로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노 관장 측이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판사 이광우)에 항소기간 도과일인 9일까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아 1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것이다. 이에 향후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에 따른 대법원판결에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