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길거리 음식 노점 ↓
5년 전 대비 3만 명 감소
고물가로 마진 안 남아
오랜 시간 동안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사랑받았던 붕어빵, 호떡 등을 팔던 길거리 노점상들이 무섭게 사라져 대로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그 이유가 전해졌다.
이는 정겨운 옛 간식이자 노점상들의 생계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합법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인근 업주들 처지에선 가게 앞에 들어선 불법 노점에 가격 경쟁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재룟값이 예년보다 크게 오르면서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게 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붕어빵·군고구마·호떡 노점 등이 포함된 ‘통신 및 방문·노점 판매업’ 전체 취업자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34만 7,000명, 올해 상반기 33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하반기(37만 1,000명), 2020년 상반기(36만 3,000명)와 비교해 3만 명 가까이 감소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최근 재룟값이 예년보다 크게 오르면서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게 된 붕어빵 노점들이 문을 닫은 것으로 추측했다. 붕어빵의 주재료로 사용되는 팥과 밀가루의 가격이 예년에 비해 폭등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붕어빵 주재료인 붉은 팥(수입)의 도매가격은 이날 기준 40㎏당 26만 4,200원으로, 24만 2,720원 수준의 평년 평균 가격보다 약 10%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도 전월보다 각각 5.1%, 5.9% 상승했다. 여기에 붕어빵을 굽는 데 사용되는 LPG 가격도 다음 달 인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즉, 고물가로 인해 노점상이 가지게 될 마진이 거의 없는 것이다. 재룟값이 오르는 상황에 노점상들 역시 판매 음식의 가격을 올린 영향도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붕어빵과 같은 겨울 대표 간식은 가격이 부쩍 올라 ‘금(金)붕어빵’, ‘금(金)떡’이라는 별칭도 생겼다. 당초 과거에는 3마리 1,000원, 4마리 1,000원 정도에 팔렸던 붕어빵이 현재는 3마리에 2,000원, 2마리에 1,000원으로 약 2배가량 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 명동 등 서울 주요 도심지역에서는 붕어빵 한 개 가격이 1,000~1,500원까지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여전히 겨울 대표 간식의 인기는 식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최근 유통업계는 자사 길거리 간식 제품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 신세계 푸드는 겨울을 맞아 ‘올바르고 반듯한’ 붕어빵의 판매를 재개한 바 있다. 이어 지난 8월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붕어빵 3종(단팥·슈크림·초당 옥수수)은 길거리 간식 성수기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11, 12월 매달 10억 원 이상씩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오뚜기가 출시한 ‘꼬리까지 가득 찬 붕어빵’ 2종(팥·슈크림)도 월 매출 1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겨울 간식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유통업계뿐만이 아니다. 최근 카페를 비롯한 외식업계 역시 새로운 ‘붕세권’(붕어빵+역세권)으로 떠오르며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한편, 겨울 간식을 파는 길거리 노점상을 찾아보기 어려운 건 많은 붕어빵 가게가 불법 노점 신고로 장사를 시작하기 무섭게 적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붕어빵 가게는 단속을 피해 동네 구석구석으로 숨어들고 시민들은 은밀히 위치를 공유하는 쫓고 쫓기는 전쟁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정상적인 노점 영업을 위해선 지자체로부터 도로 점용허가를 받고 영업 신고도 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붕어빵 노점은 이러한 절차 없이 영업하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월 서울시에 따르면 무허가 거리 가게는 2018년 4,965개에서 2022년 3,571개로 줄어드는 추세로 확인됐다.
특히 시에 접수된 거리 가게 민원은 2022년 11건에서 지난해 34건으로 늘어나 노점상 단속이 발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한 구청 관계자는 “보통 노점 근처에서 영업하는 같은 업종의 점주한테 신고가 들어온다”며 “단속을 나가면 ‘단골인데 왜 단속하냐?’는 손님의 항의도 받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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