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장제사 관심도 ↑
1급 장제사 연봉 1억 원
업무강도 높은 편, 부상 위험
지난해 한국마사회가 장제사라는 직업을 알리고 우수 인력을 발굴하기 위해 한국 장제사 챔피언십 대회를 열어 성황리에 마쳤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제8회 한국 장제사 챔피언십 대회가 열린 지난해 11월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 88 승마경기장에서 챔피언십 대회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회에는 장제사 국가자격 소지자 및 말 관련 특성화고교, 대학생 등이 참가해 초급에서 상급, 프리스타일까지 종목별로 진행됐으며, 내로라하는 국내의 장제사들이 실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장제사가 해외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직업이지만,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이라는 점에서 한국마사회는 장제사를 알리기 위한 취지의 행사를 준비했다.
장제사란 말에 편자를 박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이다. 즉, 말의 발굽이나 편자의 상태를 점검해 적합한 편자를 선택한 후 말발굽을 깎거나 편자를 연마해 이를 장착하는 것까지 말의 발굽에 붙이는 쇠 편자를 맞춤 제작해 주는 것이다. 특히 장제사는 수년 전 억대 연봉 직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다만, 당시 편자를 발굽에 달다가 말의 뒷발차기에 갈비뼈가 으스러지거나 뇌진탕까지 일으킬 수 있어 한때 나이 든 사람만 하는 기피 직종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장제사가 20-30세대의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이는 승마 인구의 증가로 말 시장이 커지면서 고액 연봉을 받는 장제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하여 다른 직종과 달리 정년이 없다는 점, 전문직으로 분류되는 점 등 여러 요인이 인기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난 2022년 기준 만 17세의 고등학생이 최연소 장제사 국가 자격증 시험에 합격하는 등 해마다 장제사 연령대가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9년 합격한 국내 1호 여성 장제사는 당시 스무 살의 나이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장제사의 경우 거친 말을 상대해야 하므로 국내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여성 장제사가 없었다. 이에 국내 1호 여성 장제사가 화제를 모은 것이다. 국내에서 여성 장제사를 찾아보기 어렵고 적은 인원만이 장제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장제사의 진입 문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초 한국마사회는 지난 2012년부터 말 산업 성장에 맞춰 양질의 전문 말 산업 인력 양성을 위해 매년 장제사 국가 자격증 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장제사 자격증의 경우 말 조련사, 재활 승마 지도사 등 매년 40명 안팎 합격자가 나오는 다른 분야와 달리 합격자 수가 한자리에 그쳤다. 이는 앞서 장제사가 국가자격 시험이나 한국마사회 양성 과정을 거쳐 자격증을 취득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으나 한국마사회 장제사 양성 과정의 자체 자격 시험이 폐지돼 국가자격 시험 통과자만 장제사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장제사가 되기 위한 문턱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이다. 이어 자격증 취득의 경우 최소 2년의 기간이 걸리며, 자격증을 따로 3년 이상의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최소 5년이라는 기간이 걸린다.
더하여 말 특성화고인 한국경마축산고에 진학하거나 마사과가 있는 대학에 들어가면 장제를 배울 수 있으나, 현장에서 바로 근무할 수 있는 수준의 전문 기술을 익히려면 프로 장제사 밑에 들어가 도제식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업무 강도가 높다는 점에서 수련 기간 일을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장제사의 경우 온도가 1,000도 가까이 오르는 코크스(석탄)화로 앞에 서서 막대 형태의 철을 달군 뒤 무거운 망치로 수십 번 두드려 U자 모양의 편자를 만든다. 여기에 철제 줄로 발굽을 보기 좋게 다듬고, 발 건강을 챙기는 역할까지 장제사의 일로 분류된다. 즉, 말에 의한 부상 위험과 큰 업무 강도를 버텨야 장제사 교육 과정을 통과할 수 있다.
한편, 억대 연봉으로 인기를 끌었던 장제사의 실제 연봉은 어떨까?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현역 장제사는 80여 명 수준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에 인기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주마나 승마용 말의 숫자에 비해 말발굽을 관리할 장제사의 인력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단 자격증을 따면 고소득은 보장된다.
실제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1급 장제사의 경우 연봉이 1억 원에 달한다. 1급 장제사 중 대다수는 한국마사회에 소속돼 근무하고 있다. 다만, 마사회에서 독립해 개인 업체를 차릴 경우 약 8,000만 원을 상회하는 연봉을 받는다. 이는 장제사 1명이 한 달에 관리하는 말은 100~200마리로, 1마리당 장제 비용은 15만 원 안팎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정 경력을 쌓을 경우 빠르면 30대 후반, 늦어도 40대 초반에는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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