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기업가 이병철‧정주영
기업가정신이 사라진 이유
새로운 시대, 다른 도전
출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강의 기적을 이끈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정주영 현대 창업주는 한국 경제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오늘날, 이와 같은 기업가들이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크다. 불굴의 도전 정신과 혁신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그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더욱 빛나지만, 과연 현대 사회는 왜 그들과 같은 전설적인 기업가를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
이병철과 정주영이 활동했던 20세기 중반의 한국은 경제적으로 황폐했던 전쟁 직후의 시대였다. 그 시기에는 산업 기반이 거의 전무했고, 수많은 자원이 부족했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이 창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이병철은 삼성상회를 시작으로 전자산업과 반도체 분야에 도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정주영은 현대건설과 조선을 기반으로 한국의 제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들의 성공은 자본과 기술 부족이라는 난관 속에서도 과감한 도전과 정부의 지원을 적극 활용한 결과였다. 당시 정부 주도의 경제 성장 정책은 이들의 혁신을 뒷받침하며 협력 관계를 형성했다.
출처: 뉴스1
그러나 오늘날의 한국은 전혀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 주요 산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며 새로운 대규모 산업의 창출이 어려워졌고, 기존 대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창업자가 새롭게 부상하기는 더 어려운 구조가 되었다. 기술 혁신의 속도와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과거와 같은 방식의 창업 성공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과거의 한국 경제는 제조업과 인프라 건설이 핵심 산업이었던 반면, 오늘날의 경제는 ICT, 바이오, AI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로 중심이 옮겨갔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가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도전과 전문성을 요구한다. 과거에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산업을 개척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오늘날에는 높은 기술 장벽과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
출처: 뉴스1
현재 한국의 경제 구조는 자본이 기존 대기업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어 새로운 창업자가 대규모로 성장할 기회를 잡기 어렵다. 벤처 기업과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들이 과거 삼성과 현대처럼 세계를 주도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기존 강자들의 장악은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정주영이 당시 전례 없던 자동차와 조선 사업에 뛰어들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던 모습은 오늘날 재현되기 어렵다. 고위험 고비용의 새로운 산업에 진입하려는 의지가 기업가들 사이에서 약해지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산업으로 인재가 몰리는 현실이 그 배경이다.
출처: 뉴스1
그렇다면 이병철과 정주영 같은 기업가정신은 사라졌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오늘날의 기업가 정신은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쿠팡의 김범석, 네이버의 이해진, 카카오의 김범수와 같은 창업자들은 기술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이들은 제조업 대신 디지털 경제에서 혁신을 추구하며, 새로운 형태의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
또한, 현대의 기업가는 사회적 책임과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단순한 경제적 성공을 넘어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과거와는 다른 방식이지만, 이는 여전히 강력한 기업가 정신의 일환이다.
출처: 뉴스1
이병철과 정주영 같은 창업자의 재현은 오늘날 경제 구조와 사회적 환경에서 과거처럼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도전 정신과 혁신은 여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의 기업가는 디지털 기술, 사회적 책임, 글로벌 경쟁 속에서 과거와 다른 형태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시대적 변화에 맞춰 기업가 정신을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영웅을 만들어낼 수 없더라도, 새로운 시대의 영웅은 다른 방식으로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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