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실적 공시
영업이익 9조 원 기록해
전영현 부회장 사죄 나서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1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실적이 이에 미치지 못하여 삼성전자 DS 부문 전영현 부회장이 직접 사과했다.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9조 1,000억 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2023년) 같은 기간보다 274.5%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이는 당초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전망치보다는 크게 밑돈 결과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매출액이 17.2% 증가하여 79조 원을 달성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운용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경우 인센티브 충당과 같은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하락한 실적을 보였다.
메모리 사업의 경우 서버·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견조했지만,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을 비롯해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구형) 제품 공급 증가 영향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환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더하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PC 수요 부진으로 예상보다 범용 D램 수요 회복세가 더디게 이뤄지면서 발목이 잡히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삼성전자의 주력으로 꼽히는 부문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HBM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고배를 마셨다. 5세대 HBM인 HBM3E는 주요 고객사 대상의 사업화가 예상보다 지연됐으며, 현재 HBM3E 제품은 엔비디아 퀄(품질) 테스트를 아직 마치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 삼성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 효과로 일부 실적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앞서 증권가에선 올해 3분기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조 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약 81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모두 예상치를 하회했다.
이에 대해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물량이 예상 대비 부진한 점과 범용 제품에 대한 평균 판매단가(ASP) 상승이 이전 전망에 비해 부진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의 경우 HBM 시장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듭 갈아치우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앞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에 삼성전자 DS 부문장 전영현 부회장은 고객과 투자자에 고개 숙였다. 8일 삼성전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삼성전자를 늘 사랑해 주시는 고객과 투자자,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 오늘 저희 삼성전자 경영진은 먼저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라고 사죄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측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라며 “많은 분께서 삼성의 위기를 말씀하신다. 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끄는 저희에게 있다”라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 측은 재기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삼성은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든 도전과 혁신, 그리고 극복의 역사가 있다”라며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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