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교통 센터 사업비 못 받아
국토부, ‘공항철도’에 관리권 부여
인천국제공항공사 결국 법정 다툼
지난 2001년 10월 준공된 인천공항 교통센터를 둘러싸고 인천공항이 23년째 사업비 약 475억 원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인천공항은 IMF에 따른 자금난으로 추후 해당 사업비를 정부로부터 지급받기로 했지만, 여전히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30일 경향신문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운용을 맡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3년째 거액의 사업비를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998년 8월 5일 인천국제공항 개항을 앞두고 공항과의 연결 통로인 철도교통 센터 건설을, 민자유치사업을 통해 추진했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은 1997년 말부터 한국을 덮친 외환위기로 지연이 거듭됐다. 이에 정부는 이듬해 5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민자유치사업으로 시행하면 2001년 공항 개항 전까지 준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니, 공사가 직접 시행하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는 해당 사업에 대한 건설 자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결국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자체적으로 돈을 조달하여 착공 3년 만인 2001년 10월 말 철도시설을 포함한 철도교통 센터를 준공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철도교통 센터 준공에 사업비만 474억 6,800만 원을 투입했다. 이에 현재 하루 이용객만 27만여 명에 달하는 인천국제공항(지하 4층~지상 1층) 교통센터 철도시설은 설립될 수 있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이와 관련한 사업비를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관제센터는 국가만 관리할 수 있는 시설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출자해서 지으면 안 되는 시설인데, 잘못 지시한 것이다”라며 사업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여러 차례 사업비 지급을 요청했지만, 회수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결국 2002년 1월 공사 명의로 교통센터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완료했다. 즉, 국가 소유여야 할 관제센터가 공사의 소유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후에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토교통부에 철도시설을 포함하여 교통센터 건설비 정산 및 시설 소유권 이전을 요청했지만, “사업비를 정산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그 사이 국토교통부는 지난 2007년 3월 공항철도(주)에 인천국제공항 공항철도 운영 및 관리권을 부여하여 교통센터 시설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이에 따른 수익도 가질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철도(주)에 국토교통부가 아닌 공사 측과 임대차계약을 맺고 교통센터 시설을 사용하라는 요구했지만, 공항철도(주) 측은 “이미 정부와 실시 협약을 맺은 사업 시행자로, 임대차계약 체결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여러 차례 임대차계약을 요구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계속된 거절에 결국 지난 2015년 11월에 공항철도(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공항철도(주)는 법정 다툼을 벌였고, 지난해(2023년) 2월 재판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의 손을 들었다. 하지만 법조계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으로 전해진다.
더하여 갈등의 배경이 된 국토교통부는 여전히 사업비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김기표 의원은 “국토교통부에 책임이 있는데도,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아 결국 소관 기관끼리 법률분쟁이 발생했다”라며 국토교통부를 지적했다.
한편, 최근 인천국제공항은 국제공항협의회(ACI) 주관으로 열린 공항 서비스 평가에서 세계 최초로 3년 연속 ‘5성급 공항’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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