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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피보다 진했던 ‘황해도 동맹’…75년 뒤 결국 이런 결말 맞았죠

피보다 진했던 ‘황해도 동맹’…75년 뒤 결국 이런 결말 맞았죠

임정혁 에디터 조회수  

고려아연-영풍 동맹
지분율 변화 악화일로
“출혈 경쟁 가능성 높아”

피보다 진했던 ‘황해도 동맹’…75년 뒤 결국 이런 결말 맞았죠
출처 : 영풍

최근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고 있는 ㈜영풍과 고려아연은 과거 피보다 진했던 동맹으로 두 집안의 공동 경영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의 동업은 75년간 이어졌으며, 업계에서는 이들을 두고 ‘황해도 연맹’이라는 별칭까지 붙였다. 75년간 이어져 온 황해도 동맹은 왜 파국이라는 결말에 접어들었을까?

당초 영풍그룹은 1949년 11월 문을 연 무역회사 영풍 기업사로 시작했다. 당시 장병희 회장과 최기호 회장 등 황해도 사리원 출신 기업인 둘이 공동 창업한 것으로, 비슷한 시기에 서울 남대문에서 사업을 한 두 사람은 금세 형 동생 사이가 될 정도로 친밀했다.

이에 영풍 기업사 지분 역시 두 사람이 비슷하게 나눠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960년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짓기로 한 국내 1호 비철금속 제련소 사업을 영풍이 따내며 사세 확장의 기회를 잡은 영풍은 “아연 제련소가 따로 있으면 좋겠다”는 박 대통령의 권고에 따라 별도 회사인 고려아연을 세우고, 온산에 제련소를 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보다 진했던 ‘황해도 동맹’…75년 뒤 결국 이런 결말 맞았죠
출처 : 영풍

고려아연의 설립 당시 영풍은 약 1억 원을 출자해 지분 50%를 확보했으며 나머지 반은 외부에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 이후 고려아연의 초대 사장은 최기호 회장이 맡았으며, 공동경영 정신에 따라 2대 사장은 장병희 회장이 맡았다.

이런 최·장 동맹은 2세 경영에서도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분쟁을 막기 위해 영풍은 장 씨가, 고려아연은 최 씨가 나눠 운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두 회사는 영풍의 지분을 20%대 중반씩 소유하며 완벽한 공동 경영 체제를 갖추기도 했다. 이처럼 사이가 좋았던 두 집안은 영풍 지분율의 변화로 인해 악화 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실제로 현재 영풍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영풍의 최대 주주는 50.2%를 보유한 장씨 일가로, 최씨 일가의 보유 지분은 20%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장씨 일가에서 거느린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25.2%를 들고 있고, 장씨 일가가 별도로 6.8%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씨 일가는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는 등 경영권은 갖고 있지만 보유 지분은 15.9%가 전부인 셈이다.

피보다 진했던 ‘황해도 동맹’…75년 뒤 결국 이런 결말 맞았죠
출처 : 고려아연

당초 사이좋게 비슷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두 집안이 분열을 겪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에 접어들며 시작됐다. 최씨 일가의 2세인 최창걸 명예회장은 고려아연이 추진한 신사업과 투자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영풍 보유 지분 27%를 장형진 고문 측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풍은 장 씨, 고려아연은 최 씨가 맡는다’는 동업 정신에 따라 고려아연 경영은 계속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최대 주주는 장씨 일가지만 경영은 최씨 일가가 맡게 된 것이다. 두 가문 간의 갈등은 3세 경영 체제에 접어들며 완전한 분열의 길을 밟았다.

창업주들의 사이가 원만했던 것과 달리 두 일가의 오너 3세 들은 이렇다 할 교류 없이 친분이 없었으며,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이 지난 2022년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두 집안의 사이는 엇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최윤범 회장은 “1세대가 창업, 2세대가 수성에 힘썼다면 나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며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자원 순환)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출처 : 영풍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지난 2018년 300억 원에 불과하던 차입금이 2022년 1조 원을 넘어서며 두 집안의 공동 경영에 금이 간 것이다. 당초 ‘무차입 경영’을 원칙으로 삼는 장병희 회장은 이런 공격적인 투자에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밝혔으나, 이런 장형진 고문의 반대를 경영 간섭으로 받아들인 최윤범 회장이 해당 사업을 벌이는 대기업들을 우호 지분으로 끌어들이며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것이다.

한편, 현재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가 보유한 고려 아연 지분율은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장씨 일가와 영풍’이 32.0%, ‘최씨 일가와 우호 지분’은 33.2%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가문이 결별을 선언한 만큼 ‘지분 확보 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어 앞서 영풍이 MBK파트너스에 자사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절반과 1주를 넘기고, 고려아연 지분 약 7∼14.6%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경영권 인수 이후 1대 주주 지위는 MBK파트너스에 돌아가게 될 전망이다.

출처 : 고려아연/ 영풍

현재 영풍 측은 최윤범 회장에 대해 “고작 2.2%의 지분으로 75년간 이어온 ‘동업 정신’을 훼손하고, 독단적 경영 행태를 일삼고 있다”며 그동안 최 회장을 둘러싼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의혹,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 의무 위반 의혹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사망 사고와 중대재해 문제로 최근 대표이사 2명이 모두 구속된 상태에서 누가 (공개 매수) 결정을 내린 것인지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맞불을 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두 집안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영풍그룹 계열사 중 최고 알짜란 점에서 장 씨 측이 쉽사리 내놓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고려아연이 지난해 영업이익 6,599억 원으로, 영풍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집안이 출혈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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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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