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이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자를 받아들이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법원 내부에서도 심상치 않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해달라고 요청했다.
1987년 헌법 체제 이후 처음 벌어진 상황에 일부 현직 법관들은 반려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향후 후보추천 절차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뉴스 1의 보도에 따르면 한 부장판사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위해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보장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반려하는 사유도 납득되지는 않는다”라며 “앞으로 이재명 대통령 재임 기간에 20명 넘는 대법관을 제청할 수 있는데, 굳이 이렇게 문제를 삼아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그는 “(조 대법원장은) 추천위의 추천 결과를 존중해 제청한 것인데 그 부분을 문제 삼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라며 향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 선정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취지의 우려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도 “(청와대가 대법관으로 원하는) 특정인이 있다면 결국 제청권 침해”라며 “특정 인물로 귀결될지 잘 모르겠다”라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은 청와대가 28일 손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불거졌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이에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할 것을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제청 과정의 절차를 이유로 제시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번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후보자 제청은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임명권자와 제청권자의 협의 관행을 “저버린 것은 지금껏 사법부 독립을 지탱해 온 근거를 스스로 약화시킨 일”이라고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각각 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제청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서면으로 제청안을 올리면서 여권의 반발이 나왔다.

일부 법관은 손 후보자와 김 후보자가 모두 서면으로 제청됐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한 부장판사는 “(제청을) 다시 하게 하려는 것은 예상했던 대로”라면서도 서면 제청 자체가 문제라면 김 후보자 역시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로 짚었다.
대법관 인선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 번지는 데 대한 부담감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일선 판사들은 사건 처리하기도 어려운데 (대법관 제청이란) 더 어려운 문제가 등장해서 골치 아프다”라며 청와대와 대법원장의 입장이 달라 향후 상황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대법관 제청 문제로 이렇게까지 문제 된 경우가 없었다”라며 “(대법관 제청 문제가) 정치적으로 흘러가다 보니 판사들끼리도 얘기하기가 조심스럽다”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재제청을 공식 요구하면서 향후 후보 선정 과정과 대법원장의 대응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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